• 뮤진 화첩, 옛 그림 속 놀이문화
  • 뮤진 화첩

    볕이 좋다. 운동장에 걸린 만국기가 바람에 날려 펄럭인다. 가을, 누구에게나 한 번은 있을법한 기억, 바로 운동회의 추억이다. 운동회가 펼쳐지는 날이면 학교운동장은 시끌벅적 즐겁다. 모두 함께 모여 놀이로 게임으로 화합하는 자리, 운동회! 과연 조상들은 날 좋고 볕 좋은 날 어떤 놀이를 하며 함께 시간을 보내며 놀았을까? 이번호 뮤진에서는 옛 그림 속에 나타난 놀이문화를 살펴본다.

  • 뮤진 화첩, 흥겨운 씨름판, 삶의 활력을 찾다

    풍속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작품으로 서민들의 소박한 일상을 꾸밈없이 보여준다. 조선 시대 씨름판의 모습을 간략하면서도 생동감 있게 표현했고, 한국적 해학과 정감이 묻어난다. 추석, 단오 등에 행해지던 씨름은 남성들의 스포츠이자 놀이문화였다. 두 무리의 구경꾼이 화면 위아래 둥글게 배치되었고 가운데 공간에 힘을 겨루는 두 사람의 씨름꾼을 그려 화면의 중심을 잡았다. 배경은 생략하고 그리고자 하는 소재에 집중했다. 오른쪽 가운데 씨름꾼 두 명이 벗어둔 신발을 볼 수 있다. 22명의 구경꾼이 씨름을 보고 있는데 각기 다른 표정과 행동을 하고 있어 이를 보는 재미도 있다. 갓을 쓴 양반과 평민이 함께 씨름을 구경하는데 이는 엄격한 신분 제도가 점차 완화되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단옷날 벌어진 씨름 경기 장면을 그린 것으로 사람들이 들고 있는 부채는 단옷날 어른들이 아랫사람에게 주는 것인데, 이 장면에서는 다가올 여름 농사일을 할 젊은이들에게 부채를 주는 풍습 또한 엿볼 수 있다.

  • 뮤진 화첩, 시대를 반영, 기원을 담다

    <대쾌도(大快圖)>는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을 담아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을 담은 그림으로 우리 고유의 놀이인 씨름과 택견을 보고 즐기는 모습이 그려졌다. 화폭 전체에 율동감과 리듬감이 살아 있는 듯 그 모습이 유려하다. 비스듬히 경사진 언덕의 평평한 곳에서 버선발을 한 일상복 차림의 성인 남성, 갓을 쓴 양반 등이 한데 어울려 경기를 즐긴다. 관중들 사이로 한쪽에는 엿장수, 술장수가 있고 술자리를 보아 놀이가 한나절 이상 계속되었을 것으로 본다. 인물들의 표정은 사실적이면서도 익살스럽다. 오른쪽에 도성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도성 밖 공터에서 이뤄진 점을 알 수 있다. 그림 오른쪽 부분 위쪽 ‘을사(乙巳), 온갖 꽃이 화창하게 피는 시절 에 격양노인(擊壤老人)이 강구연월(康衢煙月)에서 그리다’라고 적은 것을 보아 제작연도와 시기를 미뤄 짐작 할 수 있다. 서울대학교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19세기 풍속화가 유숙( 劉淑)의 작품으로 전해지는 <대쾌도>와 유사한 점으로 보아 이를 참고해 그린 것으로 추측한다.

  • 뮤진 화첩, 여자는 그네뛰기

    당시 남자들에게 씨름이 있었다면, 여자들에겐 그네뛰기 풍습이 있다. 추천도(鞦韆圖)는 ‘그네 타기’라는 뜻이다. 여인 세 명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장면으로 여유가 느껴진다. 그네 타는 여인은 발끝까지 머리를 길게 늘어뜨렸다. 머리끝에 달린 장식과 인물 묘사를 사실적으로 표현해 실제감을 높였다. 이제 막 그네에 올라탄 모습으로 그네를 묶은 나무는 고목인 배롱나무다. 나무 아래 서 있는 왼쪽 여인은 아직 어려 보인다. 그 옆의 여인은 장죽을 물고 있다. 장죽은 잘게 썬 담배를 피울 때 사용하는 기구이다. 18세기 흡연 문화가 일반화되었고, 담뱃대 길이에 제한이 있었다. 조선 시대에 머리숱이 많은 여인을 미인으로 여겼는데 부인들은 머리에 얹는 것이 풍성할수록 자랑스럽게 여겼다. 여인들의 자태와 머리 모양으로 미루어보아 기녀(妓女)로 짐작한다.

  • 뮤진 화첩, 아슬아슬 스릴을 즐기다

    선비들이 둘러서서 투호를 즐긴다. 나이를 가리지 않고 놀이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담뱃대를 물고 지켜보는 선비 모습에서 진지함이 보여 진다. 연못에는 두 마리의 오리가 노닌다. 앙상한 가지를 드리운 채 오른쪽으로 기운 나무와 연못 속에서 무성한 가지를 뻗치고 있는 나무에서 계절적 배경이 늦가을임을 짐작한다. 대각선 구도의 연못을 그림 앞쪽에 배치, 그다음 투호 장면을 그려 넣어 공간감을 살렸다. 다소 불안정한 구도가 아슬아슬한 놀이의 분위기를 배가 시킨다. 당나라에서 즐겨 하던 투호는 일찍이 우리나라에 들어왔으며, 조선 시대 주로 궁중이나 고관들의 연희에서 즐겼다. 《송하위기도》와 같은 화첩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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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진 화첩, 동글동글 공기놀이

    추억의 공기놀이! 조선 시대에도 공기놀이하며 노는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 의 큰아들 윤덕희의 작품이다. 어린이 놀이 장면을 최초로 풍속화 소재로 택한 작품으로 공기놀이하는 어린이와 바람개비를 들고 구경하는 어린이를 화면에서 볼 수 있다. 공기놀이하는 두 소년의 자세와 공중으로 높이 올라가는 돌멩이의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가는 소년의 시선까지 생동감 있게 묘사했다. 옷차림 역시 능숙한 필치로 자연스럽게 나타냈다. 하지만 주변 바위와 수풀의 어색한 묘사는 다소 아쉽다. 남다른 감각으로 풍속화를 일궈낸 아버지에 비하여 윤덕희의 풍속화 작품은 매우 드물다. 하지만 여인의 독서와 어린이의 놀이 장면을 그림의 주제로 시도한 점은 풍속화의 발전에 공헌했다고 평가되며, 이 작품도 그중 하나이다.

  • 뮤진 화첩

    여러 종류의 옛 그림 속에서 나타난 놀이 문화를 통해 당시 이들이 어떻게 시간을 보냈고, 생활 습관과 풍습은 어떠했는지 살펴볼 수 있었다.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간혹 웃음을 일으키는 요소들이나 장면들도 곳곳에 많고, 생활상을 생생하게 엿보기도 좋다. 그림 속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 조상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자.

    • 참고자료
    • 최미애, 2007, “회화에 나타난 한국의 씨름”, 한국체육학회지, 2007 제 46권 제 2호
    • 차미애, 2010, “공재 윤두서 일가의 회화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 윤진영, 「조선 시대의 삶, 풍속화로 만나다.」, 다섯수레, 2015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 이미지 퀴즈 배경

    ○○○는 사람들의 즐거운 모습을 통해
    태평성대를 기원하는 뜻을 담은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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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감날짜 2019년 1월 14일 ┃ 발표날짜 2019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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