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 일상, 박물관 속 나만의 아지트
  • 박물관 일상

    다람쥐 쳇바퀴 돌 듯 바쁜 일상을 사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자신만의 아지트 하나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왠지 그곳에 가면 모든 근심 잊게 되고, 차 한 잔을 마시더라도 충분히 힐링 가능한 그런 곳 말이다. 친구, 연인, 가족과 가도 좋지만 나 혼자 가면 더할 나위 없이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그런 장소. 이번호 뮤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직원들과 관람객들에게 질문을 던져봤다. “박물관 안에서 ‘아지트’ 삼고 싶은 최애 공간이 있으신가요?” 그들이 말하는 나만의 힐링 장소!

  • 박물관 일상, 바람 따라 춤추는 대나무의 노래
    • 대나무에 몸을 기대고, 바람에 나부끼는 잎의 소리에 귀 기울인다.
    • 휘-리릭 샤-악샤악. 댓잎 부딪히는 소리가 사각사각 귀를 간지럽힌다.
    • 대나무 숲을 유유자적 산책하다 벤치에 가만히 앉아 명상에 빠져본다.
    • 울창하진 않지만 신선한 공기와 댓잎 소리가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다.
    • 아름다운 산책길, 싱그러움이 머무는 휴식공간이다.
  • 박물관 일상, 거울 못에 담긴 가을 노래
    • 청명한 낮, 잔잔한 물결 위로 하늘이, 구름이, 나무가,
    • 쭉 뻗은 건물이 스르르 스며든다.
    • 고요한 밤, 은은한 물빛 위로 박물관 그림자가
    • 별빛처럼 수놓아지고 귀뚜라미 울음소리 무르익는다.
    • 혼자서 오솔길 걷고 싶은 가을날, 한 발 내딛는 걸음 위로
    • 울긋불긋 단풍잎 사르르 떨어진다.
  • 박물관 일상, 미르폭포에서 즐기는 신선놀음
    •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캡슐을 네게 만들어 줄 수 없다면,
    • 잠시 과거로 들어갈 수 있는 신선 세계의 문을 열어줄게.
    • 고목, 바위, 시원한 물줄기 한 폭의 그림 속으로 들어와 봐.
    • 물장난치는 새들의 모습에 피-씩 웃음 지을지도 몰라.
    • 소박해서 더 편안한 이곳에 들어오면 새로운 세상이 펼쳐질 거야.
  • 박물관 일상, 지금 만나러 갑니다. 반가사유상
    • 당신과 나의 사이. 고작 몇 미터.
    • 가만히 앉아 그저 바라만 봅니다.
    •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바라볼 수밖에.
    •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하염없이 쳐다봅니다.
    • 깊고 깊은 사색의 시간.
    • 그저 미소지어 주어 고맙습니다.
  • 박물관 일상, 전시실에서 몽환에 빠지다
    • 순간이동을 한 것 마냥
    • 시간을 거스른 듯, 장소를 떠나온 듯
    • 고즈넉하고 차분한 분위기가
    • 중국의 어느 카페를 떠올리게 한다.
    • 이국적인 분위기가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을 꿈꾸게 한다.
    • 아- 잠시 몽환에 빠져든다.
  • 박물관 일상, 책 읽는 박물관
    • 스-르르륵르륵. 촤-악. 흐—으음.
    • 책 넘기는 작은 소리가
    • 새 책의 기분 좋은 향기가
    • 왠지 모를 설렘을 안겨 준다.
    • 사-락 사-록, 사람들의 책 넘기는 소리
    • 옹-기 종-기, 사람들이 책 보는 소리가
    • 감미로운 음악처럼 울러 펴진다.
    • 길을 가던 사람들. 그곳으로 이끈다.
  • 박물관 일상, 박물관 가는 길, 잠시 쉬다
    • 255m. 시간 여행을 위한 또 다른 길
    • 몇 걸음 걷다 발길을 멈추고, 바라본다.
    • 태극과 사괘의 패턴이 춤을 춘다.
    • 다시 또 한 걸음 내딛다 에-휴. 이 시간이 마냥 아쉬워
    • 기와집 처마 같은 자리에 앉아 다시 바라본다.
    • 하나둘 불이 켜지고 우리의 유물이 춤을 춘다.
  • 박물관 일상, 옛 그림 영화가 되다
    • 어둠이 내려앉은 공간 위로
    • 파-다닥 지느러미 날개 짓 하던
    • 물고기 한 마리 처-엄벙 뛰어오른다.
    • 도자기 속 박제되어 있던 생명이 화면 위를 유영하고
    • 화첩 속 여유로운 일상의 모습이
    •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 이내 마음에 퍼진다.
    • 맑은 연못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키며
    • 가뿐히 내려앉는 활기찬 몸짓이 느긋한 마음에 활력을 준다.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