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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박물관을 찾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주변에서 흔히 보지 못하는 진귀한 보물과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박물관에서 전시만 보느냐? 또 그렇지만은 않다. 전시와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새로운 지식을 쌓고 직간접 문화체험으로 감성을 충만하게 만들 수 있는 곳이 박물관이기도 하다. 박물관 까페에 들러 커피 한잔 하고 뮤지엄 샵에서 도록을 뒤적이다보면 어느 새 시간이 훌쩍 흘러버린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서 박물관에서 공연까지 본다면 어떨까? 게다가 양질의 공연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면 여가선용을 위한 공간으로서 박물관이 더없이 완벽하게 다가오지 않을까? 이번 호 뮤진에서는 박물관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인 박물관 공연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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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미술관과 박물관은 수집과 보존에 초점을 맞추던 전통적 기능에서 벗어난 시도들로 다채롭게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영화를 상영하고 인디뮤지션의 콘서트에 발레도 선보이며 파티까지 열기도 한다. 발걸음조차 조심스러운 전시실의 엄숙한 분위기를 생각하면 혁신적인 변화인 것이다. 이러한 박물관의 일탈(?)은 미술품 외 타 문화예술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중들을 끌어들이며 새로운 문화적 콘텐츠와 흐름을 만들어내고 이끄는 역할을 한다. 더불어 박물관이란 공간 속 콘텐츠에 관심을 갖고 있는 대중들에게도 전시와 연계된 감성적 경험을 얻게 함으로서 전시품에 대한 가치를 다시 되새기게 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오늘날의 미술관과 박물관은 그렇게 편안하고 캐주얼한 휴식공간으로 관람객들에게 다가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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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박물관 이미지 제고 및 관람객의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2014년부터 ‘박물관 문화향연’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보다 더 많은 관람객들의 유입을 이끌어내고 박물관이라는 정적인 공간에 음악과 퍼포먼스라는 동적인 요소를 더함으로서 활기를 불어 넣어주며 박물관의 복합문화공간 기능을 확대하고자 마련한 것이다. 초기 ‘박물관 문화향연’은 매달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 월별 테마행사, 추석·한글날 등 특정일에 맞춰 진행되는 기획행사로 나뉘어 4월에서 10월 사이 총 24회에 걸쳐 42개 단체가 박물관을 공연장으로 바꾸었다. 박물관을 이용하는 관람객 누구나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공연으로 당시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박물관으로 이끄는 하나의 매개체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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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은 이듬해인 2015년 ‘박물관 문화향연’을 박물관 열린마당에서 진행했다. 열린마당은 앞뒤로 개방된 널찍한 공간과 객석처럼 사용할 수 있는 계단들이 공연장으로도 활용하기에 안성맞춤인 장소이다. 그 해 ‘박물관 문화향연’은 군악대와 의장대의 대규모 공연으로 그 문을 열었다. 이러한 장르의 공연은 주변에서 흔히 관람하기 어렵기 때문에 관람객들의 환영을 받았다. 2016년부터는 좀 더 확대하여 진행되었는데, 매월 마지막 주 ‘문화가 있는 날’에 진행하는 ‘수요 전통문화향연’과 토요일·공휴일에 선보이는 ‘박물관 문화향연’으로 차별화를 두었다. ‘수요 전통문화향연’은 ‘세계로 가는 우리 소리’를 주제로 우리 전통예술 공연을 선보였으며 ‘박물관 문화향연’날에는 클래식·무용·퍼포먼스·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으로 박물관 관람객들이 깊은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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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 클래식 콘서트로 봄날에 음악 향기를 더한 ‘2017 박물관 문화향연’은 전시와 연계한 ‘월요 문화향연’과 토요일 및 공휴일에 진행하는 ‘박물관 문화향연’으로 나눠 진행된다. ‘월요 문화향연’은 기존 휴무일이었던 월요일에 개관을 시행하며 ‘월요일 개관’ 홍보를 통한 관람객 증대를 위해 신설하였으며, 기존에 장소를 열린마당으로 한정한 것에서 벗어나 후원못, 석조물정원, 거울못, 미르폭포 등 박물관 내 여러 명소를 활용하여 각기 다른 장르의 공연과 장소의 어우러짐이 연출해내는 색다른 문화적 체험을 관람객에게 제공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반응이 좋았던 공연은 매월 1회 소속박물관에서 다시 선보여 문화체험의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방 거주 관람객에게 더 많은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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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박물관 및 소속박물관의 문화향연이 4월에서 10월까지 열리는 것에 반해 ‘월요 문화향연’은 6월에서 10월까지, 월 3회씩 상설전시관 으뜸 홀에서 진행된다. 올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는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王이 사랑한 보물-독일 드레스덴박물관 연합 명품전>, <쇠·철·강-철의 문화사>와 같은 특별 전시와 연계하여 샹송에서 전통음악까지 음악의 다양한 장르를 감상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전시 내용과 연결 지어 총체적인 경험이 될 수 있도록 기획했다. 다양한 장르를 선보이는 것도 반가운 일이지만, 출연진들도 눈여겨볼 만하다. 대중가수 동물원, 유니버설발레단, 기타리스트 박주원,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 국립국악관현악단 등 올 한해 무대 위를 채운 라인업만 해도 풍성하고 화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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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의 소속박물관도 ‘문화가 있는 날’ 등 다양한 공연 기획으로 지방 관람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국립춘천·부여박물관처럼 무더운 여름 여러 공연을 기획해 한여름 밤에 떠나는 낭만적인 문화 피서를 제공하기도 하고, 국립경주·공주·김해박물관처럼 영화상영 및 가족영화관을 운영하거나 이외에도 음악회, 연극, 어린이 공연, 명절맞이 행사 등으로 박물관을 즐기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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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공립박물관뿐만 아니라 사립 박물관 및 미술관은 물론 도서관에서도 그 기능을 복합문화공간으로 바꾸며 관람객과 이용객에게 풍부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공간 리모델링을 통해 편안한 독서 환경과 전시 공간은 물론 도서관 내 기록매체박물관을 마련했다. 국립해양박물관은 인형극·토크쇼·강연·영화상영 등을 통해 문화적 소통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립현대미술관 및 서울시립미술관도 네이버문화재단 온스테이지와 함께 전시와 연계한 콘서트 및 공연을 선보이고, 동시 생중계를 통해 더 많은 이들과 공유하는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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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믹스 앤 매치로 경계가 없는 박물관·미술관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나는 것은 물론 더 많은 관람객과 이용객의 발걸음을 유혹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역사의 흔적을 마주하는 공간, 배움과 동시에 수준 높은 문화 공연으로 힐링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떠나보자. 2018년 박물관 문화향연도 4월~10월 사이 열릴 예정이며 공연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www.museum.go.kr)과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누리집(www.cfnmk.or.kr)에서 확인 가능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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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을 휴관일이던 월요일을 개방함에 따라 관람객 증대를 위해
월요 ○○○○을 통해 특별 전시와 연계한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마감날짜 2018년 1월 14일 ┃ 발표날짜 2018년 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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