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속 K-뮤지엄 열려라 K-Culrture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국립박물관 특별전 한국의 역사와 문화
  • 세계 속 K-뮤지엄

    어릴 적 본 ‘아라비안나이트’와 ‘알라딘 요술램프’는 동심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낯설지만 신비로웠고 독특한 풍경은 동화 속이 아닌 어딘가 있을법했다. 동심의 순수함이 사라질 무렵 긴 망토나 아바야(abaya)와 히잡을 착용한 여자들의 모습은 동심의 호기심을 깨주기 충분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간 어디쯤 위치한 나라 사우디아라비아. 그곳의 이미지는 딱 위에 언급한 정도였다.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 건 2017년 열린 전시에서이다.

  • 아라비아를 만나다

    지난 2017년 국립중앙박물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특별전 <아라비아의 길 Roads of Arabia>을 개최한 바 있다. 이 전시는 대한민국과 이슬람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 55주년을 맞이해 열렸다. 당시 고대 아라비아문명에서부터 현대 사우디아라비아왕국의 역사와 문화까지 총망라해 놓은 국내 최초의 전시로 시선을 끌었다. 이 전시는 양국의 문화 교류 확대에 대한 계기가 되었고 이에 대한 교환전시가 올해 2018년 12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렸다.

  •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보여주는 리야드 국립박물관

    리야드 국립박물관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최초로 한국 문화재 특별전 <한국의 역사와 문화>가 개최되어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오는 3월 8일까지 열리는 이번 특별전은 한국의 오랜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자리로 선사시대부터 근세까지, 고조선에서 조선 왕조에 이르는 흐름을 소개하는 고고학 중심의 통사 성격의 전시로 고고, 역사, 미술품 등 총 265건 1,144점을 대거 선보인다. 전시가 열리는 리야드 국립박물관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위치했으며 1999년 개관했다. 이곳은 사우디 왕실의 권위와 위엄을 보여주는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국립박물관이다.

  • 사우디아라비아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설립된 박물관

    리야드 국립박물관은 옛 무랍바아궁 및 주변 지역을 재개발하여 설립했다. 1999년 사우디아라비아 100주년 기념일에 박물관을 개관했는데 이 때문에 공사 기한을 서둘러 맞추느라 설계부터 완공까지 26개월밖에 걸리지 않았다고 한다. 박물관은 일본계 캐나다인 수석 건축가 레이먼드 모리야마가 리야드 외곽의 붉은 사막에서 영감을 받아 설계했다. 박물관 관람이 아니더라도 이곳은 리야드 지역 내에서 방문해 볼 만한 명소로 손꼽힌다. 박물관은 모두 8개의 전시관과 2개의 갤러리로 구성되어 있는데 아라비아반도 내 우주 창조에서부터 이슬람을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구역을 나누어 전시한다. 이 박물관의 특이한 점은 동반자 없이 혼자 방문할 경우 토요일에서부터 수요일까지 오전시간대와 화요일 저녁에만 입장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그 외 대부분 시간은 가족 동반 관람객을 받는다.

  •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 최초 진행

    리야드 국립박물관은 현재 국왕의 장남인 술탄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왕자가 수장으로 있다. 그는 전 세계 순회 전시인 <아라비아의 길>을 진행하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전시를 가장 성공적이며 만족할 만한 전시로 손꼽았다. 특히, 전시 디자인 부분에 높은 만족도를 보였는데 이번 특별전 역시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에서 직접 지원하여 전시의 완성도를 높였다. 디지털 미디어를 접목한 전시 연출로 한국적인 미감과 IT 기술력의 우수성을 보여줬다. 또한 한국 문화재 국외 특별전 최초로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시 연계 프로그램을 운영, 관람객의 관심과 호응은 물론 높은 참여도를 이끌었다.

  • 한국의 역사와 문화 사우디아라비아에 펼쳐지다.

    특별전 <한국의 역사와 문화>는 한국의 시대적 흐름에 따른 전반적인 역사와 문화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전시품으로 선정, 5개의 스토리를 통해 보여준다. 1부 ‘한반도 최초의 문화-구석기와 신석기’에서는 구석기 주먹도끼, 신석기 빗살무늬토기 등과 같이 도구를 제작하는 유물을 선보인다. 도구의 제작과 재료의 발전 과정을 중심으로 소개하며 이를 통해 구석기와 신석기 시대 한반도 최초 문화의 형성과정을 볼 수 있다.

  • 한국의 국가를 만나다

    2부 ‘국가의 등장-청동기와 고조선’은 최초의 한국 국가인 고조선을 소개한다. 석검, 동검, 청동의기 등을 통해 발전된 모습을 살필 수 있는데 한반도 주변으로 많은 고대 국가들이 등장함을 살펴볼 수 있다. 3부는 ‘고대 왕국들의 위엄-삼국시대’이다. 고구려, 백제, 신라, 통일신라 등 고대 왕국의 찬란한 문화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금관을 비롯한 신라의 화려한 황금 문화를 조명한다. 삼국시대의 나라마다 고유문화를 형성하고 영향을 주고받으며 동아시아의 문화에 기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 국가가 자랑하는 문화를 보다

    4부 ‘우아한 품격의 시대-고려’는 청자와 금속공예로 대표되는 고려왕조의 미술품을 전시한다. 세밀하고 품격 있는 유물을 통해 아름다움 너머 고혹적인 매력을 자랑한다. 이뿐만 아니라 불상을 제외한 불교 공양구를 전시해 당시 불교문화가 얼마나 융성했음을 짐작케 한다. 이는 특히, 이슬람을 국교로 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접하기 힘든 문화재이기도 하다. 5부는 ‘500년 유구한 왕조의 역사-조선’을 자랑하는 조선 시대 이야기로 이뤄진다. 조선 왕실을 비롯한 국가 통치와 일상생활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유교 문화를 보여준다. 또한 ‘한글’을 보여주는 실제 유물과 디지털 전시로 심도 있게 다루어 일찍이 아랍어가 태동한 아라비아에서 한국의 고유문자인 언어를 전시품과 함께 실제 체험할 기회를 마련했다.

  • 유물을 통해 한국 문화를 이해하는 기회를 열다

    화려한 신라 황금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서봉총 출토품, 오묘한 색의 은은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고려청자, 기품 넘치는 조선 왕실 의복 등 다양한 유물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람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시킬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상호교환 전시로 열리지만, 수준 높은 차원의 전시와 디지털 자료, 영상으로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자리다. 이 전시를 바탕으로 양국 박물관의 우호증진뿐만 아니라 차원 높은 교류에 속도를 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사막과 석유의 땅으로만 인식된 아라비아반도에 K 컬쳐의 새로운 바람이 열릴 수 있길 기대해본다.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