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국립 제주 박물관 관광지가 아닌 삶의 터로서 제주 엿보기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돌, 바람, 여자가 많아 삼다도란 별칭이 붙은 제주도는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지형을 바다가 둘러싼 독특하고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한라산, 만장굴, 천지연폭포 등 천혜의 관광자원으로 사시사철 수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국내 최고의 관광지이다. 운치 있는 풍광덕분에 제주도에는 근래 들어 많은 문화예술인들이 이주해오고 있고 각종 박물관, 미술관들도 자리하고 있다. 물론 그 중에는 국립제주박물관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이번 호 뮤진에서는 국립박물관 청년기자 박서연 씨의 소개로 국립제주박물관과 제주도를 탐방해보았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쉽게 얻어지는 것은 없다

    제주도는 매년 국내외의 많은 관광객이 찾는 유명 섬이지만 실상 이러한 화려한 면면 뒤에 제주도민들의 삶은 쉽게 외면 받을 때가 많다. 하지만, 옛 제주도는 농사짓기 어려운 토질의 땅과 예측이 힘든 변덕스러운 날씨 그리고 대다수의 각종 행정기관이나 편의시설이 위치한 육지로부터의 고립까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모습이었다. 제주도가 관광지로써 사랑받기까지 많은 제주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고 손길이 있었다. 국립제주박물관에는 그런 옛 제주 사람들의 고단한 삶과 그것을 이기기 위한 지혜로운 생활들을 살펴볼 수 있게 전시되어있다. 박물관을 거닐며 관광지가 아닌 배움의 터로써 제주를 걷는 것은 또 다른 새로움일 것이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해녀들의 숨비소리

    옛 제주도민의 삶을 생각해본다면 보통 해녀들의 삶을 떠올릴 것이다. 배를 타고 나간 남자들이 집에 돌아오지 못해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여자들은 물속에 들어가 물질을 하고 수면 위로 올라와 ‘호오이’하고 숨비 소리를 내뱉으며 하루를 보냈다. 지금처럼 전문적인 잠수 도구나 장비가 없던 옛날, 해녀들은 어떻게 물질을 했을까? 국립제주박물관에는 해녀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도구와 장비들이 전시되어있다. 지금의 기술로는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도구들을 보면 그때의 해녀들의 고된 하루가 느껴지는 것 같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탐라국 백성들의 고단한 삶

    제주도를 대표하는 먹거리 하면 보통 귤을 떠올릴 것이다. 귤은 오늘날 대중적인 과일이 되어있지만 옛날에는 임금님께서 드시는 진상품이었다. 하지만 당시 귤의 생산량과 비교해서 걷어가는 양이 많아 제주에 살던 백성들은 가난에 허덕였다고 한다. 지금은 친환경적인 이미지로써 제주의 농산물이 인기가 많지만, 옛 제주도민들은 변덕스러운 날씨나 척박한 토양 때문에 삶의 질이 매우 낮았다고 한다. 귤나무는 제주도만의 특산식물이지만 수확을 얻기 위한 농사일이 쉽지 않다. 하지만, 나무에 핀 꽃을 세어 그만큼의 귤을 생산해내지 못하면 그만큼 값을 물어낼 정도로 귤은 백성들의 소유가 아니었다. 이렇게 힘들었던 백성들이었지만, 국립제주박물관에 전시된 다양한 생활 도구들을 보면 살고자 했던 그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신화 속의 제주

    제주에는 다양한 신화들이 존재한다. 고단한 삶을 살다 보니 기댈 곳이 필요해 자연물에 신적 요소를 결합해 신처럼 모셨기 때문이다. 박물관 전시에서도 제주도의 신화를 많이 소개하는데 국립제주박물관 상설전시실을 들어가기 전에 천장을 올려다보면 제주도의 탄생신화가 천장화로 그려져 있고, 상설전시관 초입에 들어서면 제주 삼성혈에 관한 신화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어린이관람객들을 위한 전시관인 ‘어린이올레’의 전시 구성도 대부분 제주의 신화와 관련지은 내용이다. 이러한 다양한 신화를 읽어나가다 보면 제주 사람들의 상상력에 웃음이 지어진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수련과 함께 시작하고 닫는 제주박물관

    국립제주박물관에 가면 실내 전시관 말고도 쉼터가 되어주는 야외전시가 있다. 야외전시장에는 계절별로 제주도를 대표하는 식물들을 심어 놓아 여름에는 수국, 겨울에는 동백이 번갈아 피어나며 관람객들을 맞이해준다. 꽃들뿐만 아니라 이국적인 모습에 한 몫 더하는 야자수와 제주의 대표 과일인 귤나무도 함께 자리하고 있다. 이런 정원에서 유독 눈이 가는 곳은 뒤편에 있는 호수이다. 여름에는 호수에 수련이 함께하는데 박물관이 여는 아침에 피었다가 박물관이 닫는 시간에 서서히 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물론 수련뿐만 아니라 다양한 꽃들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정원에서는 이를 만끽하기 위해 돗자리를 펴고 가족끼리 피크닉을 오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옛 행정의 중심에서 제주도의 미래를 보다

    제주도에도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존재하는데 높은 건물들 사이에 자리한 관덕정과 목관아는 매우 인상적이다. 관덕정은 제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목관아는 제주도의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 역할을 해오던 곳이다. 관덕정은 오래 버텨온 만큼 제주의 파란만장한 역사를 함께 해왔고, 내부에 ‘호남제일정湖南第一亭’ 즉, ‘호남에서 제일가는 정자’라는 뜻의 현판이 걸려있을 만큼 의미 있는 건물이다. 관덕정 옆에 자리한 목관아 안으로 들어가 보면 옛 정치 ·행정 ·문화의 중심지라고 하기에는 아담하고 유유자적함이 느껴진다. 보존이 잘되어있어서 한복 입고 사진을 찍기 위해 많은 관광객이 찾아오기도 하는 곳이다. 최근에는 이곳에서 각종 콘서트와 청년들이 기획한 다양한 축제가 열리는데, 이렇게 역사 속 문화의 중심지는 그저 멈춰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미래를 향해 뻗어가고 있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제주 동문시장에서 뜨거운 활기를 맛보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한다. 옛 제주도민들의 삶을 살펴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늘날 제주도민들의 삶이 어떠한지도 궁금하다. 제주도민들이 새벽부터 분주하게 움직이는 제주 동문시장은 도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시장이다. 특히 올해부터 동문시장 야시장이 열리고 있는데, 저녁에는 그저 어둡고 깜깜하기만 했던 시장에 활기가 돌며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동문시장 야시장에는 제주도 특산품들을 잘 활용한 메뉴를 파는 푸드트럭들이 줄지어 있다. 저렴하고 맛있는 다양한 종류의 음식들이 많고 저녁 늦게까지 운영하기 때문에 여행 마지막 날 밤에 들르기 좋은 곳이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지 소개한곳들은 서로 붙어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고 제주의 삶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관광지로써의 제주도는 옛날부터 다양한 매체에서 홍보하고 있지만,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제주도민들의 이야기는 상대적으로 많이 다뤄지지 않고 있다. 그저 구경을 하러 제주도에 오는 것도 좋지만, 그 안에서 살아가는 제주도민들의 삶을 살짝 엿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원고 작성 및 사진촬영 | 박서연(국립박물관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