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서체를 일본에서 수입하다니!
석금호 대표는 30여 년 전 전도유망한 직장에 사표를 내고 세 끼니를 라면으로 때워야 할 만큼 어려운 환경에 스스로 뛰어들어 한글서체를 개발하는 데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그는 갑자기 왜 그런 결심을 했던 것일까. 그 이유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당시는 인쇄를 위해 납 활자를 사용하다가 사진식자시대로 바뀌던 때였는데, 사진원판이 작고 반영구적이라 보관도 쉬운데다 글씨를 확대・축소하거나 기울이는 등의 변화를 줄 수 있어 효율적이었던 사진식자기는 모두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석금호 대표는 그 기계의 소프트웨어에 해당하는 한글서체도 비용을 지불하고 기계와 함께 수입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분명 우리의 글씨 임에도 수입을 한다니, 그는 부끄러움과 손상된 자존심에 몇날며칠을 고민하다가 사표를 내고 서체개발에 뛰어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