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박물관에서 배우는 소소한 취미생활
  • 이미지 캘리그라피

    박물관의 수많은 전시품은 인류의 삶과 역사를 보여줍니다. 그 안에서 우리는 반드시 필요했던 것들 뿐 아니라 예술의 역사도 만나게 됩니다. 수천년 전에 만들어진 금속공예품, 토기에서부터 유려한 모양의 도자기, 돌에 새긴 옛글자에서 멋진 붓글씨까지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 있는 유물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다양한 지식을 습득합니다. 이러한 지식들 중에는 이해한 과정을 직접 체험해본다면 더욱 뜻 깊을 것들이 있고, 따라서 박물관에서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체험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호 뮤진에서는 그 중 서예와 도예 관련 수업을 소개합니다.

  • 이미지 나만의 개성이 살아있는 글씨를 익혀보는 <멋글씨, 손글씨>

    이 수업은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담당자분이 자신의 글씨체가 악필이기에 나아졌으면 하고 생각하다가 손글씨 관련 체험들을 박물관에서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요즈음은 디지털화에 힘입어 대부분 각종 기기에서 버튼을 눌러 글씨를 구성하고 내용을 전달하곤 하지만, 종종 자신의 손으로 직접 글씨를 써서 마음을 전하거나 간단한 단어나 문장에 감정 혹은 정서를 담아 표현하고자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이 수업을 통해 기본적인 연습을 하고 자신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 이미지 손글씨 작품

    수업은 4회로 이루어지며 첫 수업은 프로그램 소개와 상설전시관의 서예실을 관람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우리의 옛 손글씨를 관람한 후에는 손글씨에 대한 설명을 듣고 실습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정말 작품처럼 글씨를 쓰지 않아도, 조금 삐뚤빼뚤하거나 제멋대로여도 자신을 자유롭고 편하게 표현하는 글씨면 충분히 멋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양한 종이에 붓 뿐 아니라 나무젓가락이나 손가락으로도 쓴 글씨들을 보고 물의 농도에 따라 달라지는 선의 느낌을 직접 알게 됩니다. 이후 이 연습을 통해 도자기 접시를 손글씨로 꾸며 실용적인 자기만의 그릇을 만들어 보고 마지막으로 도장을 찍거나 건조시킨 꽃으로 장식된 종이에 손글씨를 쓰고 액자에 넣어 멋진 작품을 완성합니다.

  • 이미지 직접 만들어 사용하고 선물하는 <천년의꿈을 담은 도자기 빚기>

    이 수업은 무려 1996년부터 쭉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40여명이 정원인데 개설하면 곧 정원이 다 차서 마감이 된다고 하니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천년이 넘는 역사를 가졌고, 여러 형태와 가능성을 가진 도자기이기에 직접 만들어보는 수업도 각자의 개성과 계획에 따라 다양한 형태가 나옵니다. 현장에서 직접 보면 전시장에서, 그리고 도자기를 설명하는 책에서 본 듯한 형태의 그릇들이 많습니다. 이것은 수업과정 중 실제로 이루어지는 박물관 전시실에서의 다양한 도자기 감상 및 강사들의 친절한 전시 설명에 영향을 받아서일 것입니다. 또한 수업 중 담당 강사 분들의 활발한 피드백이 작품의 완성도 향상에 많은 도움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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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는 한 수업을 6일에 걸쳐 진행하는데, 성형기법으로 만들기를 하고 그 다음 수업에 건조된 결과물을 가지고 장식기법을 적용해 필통, 사발, 용도별 그릇을 만들어 봅니다. 물론 자유주제의 작품도 완성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5개 정도의 결과물이 나옵니다. 실제로 수업현장에서 보면 1인당 결과물은 그 보다 많습니다. 개인별로 작품의 완성도에 차이가 있음을 볼 수 있는데, 개중에는 이 수업을 여러 차례 신청을 해서 그야말로 프로에 가까운 실력을 갖추신 분들도 있습니다. 그에 따라 강사 분들도 처음 수업을 듣는 분들과 반복해서 듣는 분들의 차이를 반영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멀리 지방에서 수업을 들으러 오는 노부부, 어머니와 딸, 동네 친구들이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생활자기를 유심히 보고, 우리 유물과 닮은 실용도자기를 만듭니다. 또 작은 소품에 하나하나 주변 사람의 이름을 새겨 선물을 만들기도 합니다. 생기 가득한 얼굴로 삶의 활력소라고 답하시는 수강생 여러분을 보면서 더 많은 분들이 이러한 수업에 참여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이미지 강연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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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이번에 소개한 두 프로그램 뿐 아니라 나전기법을 활용해 함을 만드는 공예수업과 한국화 그리기 수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수업들은 박물관의 상설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품들과 연계해서 수업내용이 구성됩니다. 우리 문화와 역사를 보고 듣고 읽는 것만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직접 재료를 사용해 과정을 겪으며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 함께 진행하며 현대에서 어떻게 변화되고 있고 어떤 가능성이 있는지도 함께 배웁니다. 각자 자기만의 개성과 취향을 담아 우리 역사가 담긴 예술품을 만들어보고 생활 중에 늘 관심을 가질만한 취미를 가진다는 것은 일상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 소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멋진 경험이 됩니다. 해마다 마련되는 체험프로그램인 만큼 전시장에서 서예, 도자기, 한국화, 공예품들을 보면서 어떤 수업을 들을지 고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