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전 송성문 선생은 평안북도 정주에서 출생하고 한국전쟁 중 우연찮게 군통역자를 거쳐 영어교사로 일했으며, 고교시절 영어공부를 한 사람이라면 적어도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성문종합영어』의 저자이다. 선생은 한국전쟁 후 어렵고 힘든 시기에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고 손실되는 우리 문화재들을 안타깝게 여겼고, 그중에서도 특히 고려와 조선시대의 서적류를 수집하는데 저술을 통해 얻은 수익의 대부분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이렇게 30년 동안 모은 소장품들을 모두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하였는데, 이는 개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국가지정문화재를 기증한 사례로 남았다. 선생이 기증한 <초조본 대보적경 初雕本大寶積經>, <기해기사첩 己亥耆社帖>, <묘법연화경 妙法蓮華經> 등의 고문헌들은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는 달라 한눈에 그 내용과 가치를 알 수 없으나 당시의 문화를 연구하고 이해하는 데에도 큰 업적이 되는 사료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