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는 한국과 일본의 국보, 반가사유상
  • 이미지 반가사유상

    양쪽의 발등을 반대쪽 다리의 넓적다리 위에 얹는 것을 가부좌( 跏 趺 坐 )라고 하고 한쪽 발은 반대쪽 다리 아래에 두고 다른 한쪽 발만 발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보이도록 넓적다리 위에 얹는 것을 반(半)가부좌라고 한다. 원통형 의자 위에 앉아 한쪽 다리는 접어올리고 다른 쪽 다리는 수직으로 내린 반가사유상의 다리모양은 이 반가부좌의 일종이다. 무릎을 접어 올린 쪽 팔꿈치를 무릎에 닿게 하고 손가락을 살짝 뺨에 대며 고민하는 모습은 간다라 지역에서 세속과 탈속 사이에서 고민했던 싯다르타 태자, 마왕, 성스러운 보살, 관음보살 등 다양한 도상으로 나타났는데 태자의 일상을 표현할 때는 고뇌에 찬 인간의 모습으로, 독립된 예배 대상으로 만들어진 삼존불상에는 신격화된 관음보살로 나타난다. 우리가 만나는 반가사유상은 관음보살 혹은 미륵보살의 상으로서, 신의 단계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생각할 수 있다.

  • 이미지 두 반가사유상의 역사적인 조우

    한국에서는 반가사유상이라고 하면 국보 78호와 83호를 떠올린다. 이 중 국보78호가 이번에 화제가 된 전시 <한일 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에서 일본의 국보인 주구사(中宮寺) 반가사유상과 함께 선을 보였다. 한일국보 반가사유상이 서로의 나라를 방문하는 이 특별전은 지난 6월 12일까지는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었고, 21일부터 오는 7월 10일까지 3주간 일본 도쿄국립박물관에서 <미소의 부처‒두 반가사유상>이라는 타이틀로 전시되었다.

  • 이미지 도쿄국립박물관 배너

    용산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옮겨오기 전인 2004년 7월에서 10월까지 국보 78호와 83호 두 반가사유상만이 놓이는 대담한 기획의 전시가 있었는데, 그 해 국제박물관협의회(ICOM)의 심포지엄에서 이 전시를 소개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이 만나는 전시회에 대한 제안을 했던 것이 이 특별전의 시작이 되었다. 그로부터 다시 12년이 지난 올 해, 제작 당시로부터 1400년가량이 지나 두 불상이 공간을 가득 메우며 멀찍이 마주하고 선 것이다. 높은 천장과 어두운 실내 그리고 집중적인 조명은 각 반가사유상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 유리관 안에서 360도 전 방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두 보살상은 각각의 특징을 잘 드러냈다.

    - 도쿄국립박물관 배너

  • 이미지 닮은듯 다른 뛰어난 조형미

    한국과 일본의 반가사유상이 한 자리에 전시되는 것은 처음으로, 6세기에 제작된 우리나라의 국보 78호를 마주하면 상의 모습에서 느끼게 되는 평정심과 아름다움 뿐 아니라 화려한 보관과 장신구, 천의(天 衣) 자락의 유려한 표현에서 당대 최고의 뛰어난 조형감각과 첨단 주조기술이 조화를 이루었음을 현재에도 느낄 수 있다. 다리와 팔을 접고 상체와 머리를 아주 미묘하게 기울이고 무릎이 자연스럽게 올라간 모습과 가로로 접은 종아리가 중력에 따라 살짝 아래로 처친 듯 보이는 복잡한 형태를 편안한 곡선미로 정리해 평온한 자세로 보여주며 접어올린 다리의 각도와 이로 인해 기울어 떨어지는 옷자락과 뒷모습까지 돌아보면 감탄을 금할 수 없다.

  • 이미지 검은배경 유투브

    일본의 나라 현에 위치한 주구 사에 봉안된 반가사유상은 7세기 후반 아스카시대에 제작된 목조상이며 상투를 튼 것 같은 머리 모양과 치마만 걸친 모습이 특징이다. 겹겹이 흘러내린 치마모양은 우리나라 삼국시대 반가사유상의 영향을 연상시키는 한편 커진 둥근 의자와 곧은 등과 다리의 모양 등에서 당시 일본의 조형미를 가미한 것을 알 수 있다. 두 반가사유상은 금속과 목재라는 재질의 차이를 보여주고, 크기도 다소 다르지만 인도로부터 중국, 한국을 거쳐 일본으로 전해지는 반가사유상의 흐름과 그 변화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되어준다. 일본의 반가사유상은 다른 나라에서 처음 전시된 만큼 교류측면에서 이 전시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 한국에서의 전시 유튜브 영상

  • 이미지 도쿄국립박물관 전시모습

    6월 21일부터 시작된 도쿄국립박물관의 전시도 흐린 날씨에 시작했음에도 관람객이 줄을 서서 전시 관람을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한일국교정상화 50주년이었던 지난해를 기념하는 전시라는 의미 측면에서도 충분히 관심을 가지고 볼만 한 전시이지만, 600년을 전후해서 만들어진 네 반가사유상 한국 국보 78호와 83호, 일본 주구사와 고류사(廣隆寺) 의 반가사유상 중 두 반가사유상이 다른 전시품이 전혀 없는 공간에서 마주보는 간략하지만 강한 집중력을 보여주는 대담한 전시방식이 큰 관심사가 되었다.

    - 도쿄국립박물관 전시모습

  • 이미지 도쿄국립박물관 앞에 줄지어 선 관람객들

    마루야마 시로( 丸 山 士 郞 ) 도쿄국립박물관 학예기획부 기획과 특별전실장은 두 반가사유상의 재료차이에서 발생하는 표현의 차이에 대해 "한국 반가사유상은 팔의 선을 비롯해 곡선이 아름답고 표정 등이 명확하며 동적인 느낌을 준다. 미소도 확실하고 어떤 면에서는 예리한 느낌을 준다."고 하고 일본 반가사유상에 대해서는 "나무로 만들었기 때문에 다소 둥글고 부드러운 느낌을 주며 움직임이 적고 조용하다. 표정도 미소를 짓는 것 같기도 하고 고민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언급했다.

    - 도쿄국립박물관 앞에 줄지어 선 관람객들

    - 도쿄국립박물관 사진

  • 이미지 검은배경

    두 반가사유상의 당대양식이 보여주는 차이는 분명 재료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속세와 탈속의 경계를 넘어가는 보살상에 대한 관념을 형상화하는데 차이를 보이기 시작하는 시점에 제작된 두 반가사유상의 엷은 미소라는 공통점은 오히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아름다움을 더욱 선명하게 하고 우리를 ‘사유’하게 할 것이다. 이번 교류전을 계기로 양국 간의 영향관계나 공통점, 차이점 등 다양한 내용들이 연구되고 공유되어서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여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

    글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뮤진> 편집실

  • 이미지 퀴즈

    특별전 <한일국보 반가사유상의 만남>에
    출품된 일본의 목조반가사유상은 일본의 어느 절에서 온 것일까요?

    마감날짜 2016년 9월 15일 ┃ 발표날짜 2016년 9월 18일

    퀴즈 당첨자 발표는 '뮤진을 공유하다' 게시판에서 확인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