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3호


글로벌코리아, 한국미술품 홍보대사, 국립중앙박물관

그동안 뮤진 <글로벌코리아> 코너에서는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 담당 큐레이터들을 만나 우리 문화재 소장품의 규모나 종류, 그리고 한국실 상설전시나 관련 특별전 등 여러 다양한 한국미술품 관련 프로젝트들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왔다. 또한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한국문화에 대한 현지 반응이나 한국의 국가브랜드 인지도 등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가 있었다. 이렇듯 우리 문화의 또 다른 홍보대사 역할을 해 온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에 대해서 국내 대표 문화예술기관으로서 국립중앙박물관은 어떤 지원을 해오고 있으며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일까? 이번 호 뮤진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펴보고자 한다.

한국실을 지원해주는 문화예술기관들 텍스트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은 조금씩 내용은 다르지만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한 국내 8개 기관들에서 진행하고 있다. 그중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품 대여를 포함한 전시콘텐츠 중심의 지원을 하고 있으며, 국제교류재단은 한국문화 프로그램 운영 지원을, 국립문화재연구소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국외에 소재한 우리 문화재들을 직접 조사하여 도록을 출판하는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그 밖에 국립민속박물관은 민족학·생활사 박물관의 한국실 설치 및 유지·운영을 지원하고, 국립중앙도서관은 국외에 소재한 한국의 고문헌을 조사·연구하고 디지털화 하는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각각의 기관별 특성에 맞추어 국외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중복지원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이 기관들은 ‘국외 한국 문화재 지원 유관기관 협의회’를 분기별로 개최하고 있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출판물들 텍스트

  •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출판물들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양한 한국실 지원 프로젝트들

그렇다면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에 대한 지원이 왜 필요할까?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160,342점의 우리 문화재가 일본을 비롯한 20개국에 분포되어 있다고 한다. 이중 불법으로 반출된 문화재는 환수를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이미 합법적인 절차로 반출된 문화재는 현지에서 잘 보존하여 전시, 교육프로그램, 도서발간 등을 통해  제대로 알리는 것이 최선이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프로젝트들이 원활히 진행되려면 문화재에 대한 학술자문이나 보존처리 등도 필요한데, 이에 대한 지원도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은 현지 외국인들이 한국의 역사나 전통문화를 알기 위해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이다. 한국실 방문으로 한국이란 나라에 대해 처음으로 알게 된 이들도 적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따라서 한국실은 그들이 맞닥뜨린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대표할 수 있기에 전시콘텐츠를 충실히 제공하거나  전시실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문화재를 소장한 외국 박물관들을 대상으로 한 국립중앙박물관의 한국실 지원 사업은 2009년부터 예산 지원과 함께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다. 한국실 지원은 매년 3~4월경에 지원신청서를 배포하고 접수받아 내부 심사를 거쳐 지원 대상 기관을 선정하고 협약을 체결한 후 진행한다.
그렇다면 한국실 지원에는 구체적으로 어떠한 분야들이 있을까? 일반적으로 박물관 전시와 관련해서 떠올릴 수 있는 소장품 대여와 특별전 개최 비용 지원 등은 물론이고, 진열장·조명·패널 등을 포함한 전시의 하드웨어적인 요소에 해당하는 전시실 환경개선이나 한국문화재 관련 도록출판, 한국문화를 알리는 교육프로그램 개발, 한국문화재 보존처리, 그리고 최근 들어 중요시되고 있는 한국문화재 정보 온라인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 다양한 항목들에 대해서 예산, 인력, 정보제공 등의 방법으로 도움을 주고 있다.

영국박물관 한국실 전시 모습

  • 영국박물관 한국실 청자 전시 모습

여러 보람된 성과들

수월관음도

  • 수월관음도

현재 한국실 지원이 진행되고 있는 기관으로는 미국 브루클린박물관, 영국박물관 등 11개 기관이 있으며, 작년 2015년에는 미국 클리블랜드미술관, 보스턴미술관 등 6개 기관을 선정해서 위에 열거한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한국실 운영을 지원해주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독일 쾰른동아시아미술관 및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을 대상으로 보존처리 지원을 시작하였는데, 쾰른동아시아미술관 소장 고려시대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를 포함한 불화 4점과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 소장 백납도(白衲圖) 8폭병풍 1점 등 모두 5점에 대한 보존처리 작업을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에서 실시하고 있다. 이는 국외 소재 한국문화재가 그에 적합한 보존처리 교육을 받지 못한 외국 전문가에 의해 보존처리 될 경우, 한국적 색채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국립중앙박물관이 직접 보존처리함으로써 우리만의 고유한 전통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또한 백납도병풍은 2016년 하반기에 개최 예정인 기획전 <도시미감-조선후기에서 근대까지>에서 대중에게 공개할 예정이며, 이후 함부르크민족학박물관에서도 한국문화 관련 특별전에 전시될 계획이어서 상호문화교류의 좋은 예로 남을 것이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은 2015년 8월부터 11월까지 개최된 미국 호놀룰루미술관 특별전 <Splendor and Serenity: Korean Ceramics from the Honolulu Museum of Art>과 도록 출판을 지원하였다. 또한 전시기간 중에는 ‘한국의 달’을 정하여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을 진행함으로써 한국 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강화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특히 호놀룰루미술관은 개관 초창기인 1927년부터 한국실을 설립하여 오랫동안 한국미술과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수집과 전시를 해 온 곳이기도 하다. 이 전시는 총 500점이 넘는 한국도자 소장품 중 68점을 엄선하여 진행한 프로젝트로, 수준 높은 전시품을 바탕으로 한국도자의 흐름을 잘 보여준 전시로 평가된다.

호놀룰루미술관 특별전 호놀룰루미술관 '한국의 달' 행사

  • 호놀룰루미술관 특별전
  • 호놀룰루미술관 특별전
  • 호놀룰루미술관 특별전

이제는 유튜브 등 SNS의 발달로  해외 어느 곳에서도 보다 생생하게 한국문화에 대한 궁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시대이긴 하지만, 박물관은 디지털자료로는 느낄 수 없는 감흥을 주는 곳이기에 전통적 문화공간으로서의 상징성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외국 박물관의 한국실은 한국문화예술의 감수성을 실질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문화외교’의 장소로서, 계속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다. 또한,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문화의 주요 콘텐츠 제공자로서 우리 문화의 홍보대사 역할을 꾸준히 해나갈 것이다.

자료제공 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 김근영 / 원고정리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뮤진 MUZINE 편집실 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