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1호


지금 박물관에서는

1만년적 신석기혁명을 돌아보다
전시명 : 신석기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
기간 : 2015.10.20~2016.1.31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성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전시작품 : 창녕 비봉리 출토 나무배, 빗살무늬토기, 매머드 아래턱 뼈 등 474점

 

역사 교과서에서 자주 접했던 빗살무늬토기는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신석기 시대 대표 유물이다. 이 빗살무늬토기가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까닭은 빗금무늬의 정교한 아름다움이나 토기의 형태가 매우 특별한 조형미를 지니기 때문도 아니다. 이 토기는 인류가 드디어 농사를 짓고 생산된 곡식을 저장해서 먹었다는 사실, 즉 자연에 순응하기만 하던 당시 사람들이 자연을 이용하고 지배할 줄 알게 되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정착생활을 시작했다는 증거품인 것이다. 이렇게 보면 신석기 시대는 인류의 삶이 획기적으로 바뀌는 변곡점인 셈이다.

전시실 도입부 텍스트

  • 전시실 도입부1
  • 전시실 도입부2
  • 전시실 도입부3

기후 변화가 가져온 새로운 생존방식 텍스트

이러한 신석기 시대를 집중 조명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신석기인,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다>는 그 획기적인 변화의 배경이 된 환경적 요인, 즉 빙하기 이후 지구 기온의 상승과 거기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신석기인의 기술과 삶의 변화에 주목하여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신석기 시대가 시작된 약 1만 년 전 무렵에는 그 이전부터 지구의 기온이 점차 상승하면서 중위도 지방까지 덮여있던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높아지고 그 결과 지구의 환경이 현재 모습과 거의 비슷해졌다. 따라서 풍부해진 물로 인해 어족 자원이 증가하고 따뜻한 기온으로 각종 열매가 생산되면서 농사가 가능한 환경이 만들어졌다. 또한 매머드와 같이 큰 동물들이 멸종한 대신 크기가 작고 동작이 빠른 동물들이 많이 생겨 이를 잡기 위한 도구를 개발하게 되는 데 이때 등장한 것이 활이다.

전시실 내부 텍스트

  • 전시실 내부1
  • 전시실 내부2
  • 전시실 내부3

신석기시대의 의식주 변화

전시 1부에서는 따뜻해진 기후로 인해 변화된 동물과 식물을 만나볼 수 있는데 구석기시대 한반도에 서식했던 매머드, 동굴곰, 쌍코뿔이 등과 신석기시대에 번성했던 개, 물소 등의 뼈를 구경할 수 있다. 특히 전남 여수시 안도유적에서 출토된 인골을 바탕으로 추정·복원한 신석기시대 사람의 생생한 모습은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2부에는 앞서 언급한 환경적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석기인들이 개발한 다양한 도구들이 전시되어 있다. 풍부해진 어족 자원의 획득을 위한 낚시, 작살, 그물 추 등과 더불어 2005년 발굴이후 10년 동안 보존처리를 마치고 처음 공개된 창녕 비봉리 출토 나무배 실물을 볼 수 있다. 곡물의 껍질을 벗기기 위한 갈판과 갈돌, 그리고 저장용, 식사용, 조리용의 다양한 용도를 지닌 토기들을 비교 감상할 수 있다.

1.고산리식 토기 2.신암리 출토 여인상 3.삿대

  • 고산리식 토기
  • 신암리 출토 여인상
  • 삿대
3부에서는 다양한 자원 활용으로 풍족해진 생활을 배경으로 신석기시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여러 무덤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신석기시대 집단 묘지인 부산 가덕도 장항유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이외에도 ‘신석기인의 예술’이라 명명되어 전시된 토우와 근동, 중국, 일본 등 세계 각지의 신석기시대 토기도 흥미로운 볼거리이다.
날로 발전하는 첨단과학 기술로 급변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이 전시는 의미 있는 메시지를 던져준다. 급격한 환경변화에 대처하여 생존방식을 개발해낸 신석기인들의 능동적 자세와 현명함은 비록 1만년이나 지났지만 매일 새로운 변화로 다채롭고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들의 지혜를 오늘의 변화에 맞서 생존해나가는 우리에게 적용해 봄은 어떨까?

글: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뮤진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