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能’는 14세기 말 일본에서 발달한 가면극으로 노래와 춤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점에서 현대의 뮤지컬과 비슷하지만, 가면을 쓰고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되는 점이 크게 다르다. 흔히들 알고 있는
‘가부키’가 대중적이고 서민친화적인 예술이었던 반면
노는 신에게 바치는 신성한 무대로써 귀족들과 고급무사들 사이에 향유되었다. 또한 노의 대본인
요쿄쿠(謠曲)는 주인공의 생사 여부에 따라 ‘몽환 노(夢幻能)’와 ‘현재 노(現在能)’의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죽은 이의 혼령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이승의 조연들과 대화를 나누는 ‘몽환 노’의 꿈처럼 신비로운 분위기의 무대 연출도 노의 특징 중 하나이다.
노는 600년 이상의 오랜 역사를 지녔으며, 현재에도 약 1,500여명의 배우가 일본 곳곳에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일본의 문화예술에 다방면으로 영향을 미쳤는데 노의 대본은 일본의 중,근세 문학사와 직결되어 있으며, 노의 무대에서 사용되는 가면과 의상은 근세 조각, 염직사와 불가분의 관계이다. 극 중의 유명 장면들은 부지불식간에 일본인들의 뇌리에 특정 이미지로 저장되어 다른 매체의 예술로 승화되기도 하였다. 따라서 이번 전시는 박물관이 소장 중인 실제 노의 무대에서 쓰였던 가면, 의상 등과 노의 대본을 주제로 한 미술품들을 보여주며 일본의 대표적 전통문화예술인 노를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