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1호


문화유산을 통해 보는 과학기술
전시기간 : 2015.07.20~2015.09.17
전시장소:뮤진사이버전시실
전시에 앞서 <e특별전>에서는 하나의 주제를 다양하게 해석한 전시폼들을 함꼐 만나볼 수 있습니다.

과학문명의 발달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옵니다. 인류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생활을 편리하게 만들어줬습니다. 우리 조상들의 삶에서도 과학의 발전을 엿볼 수 있습니다. 조선시대에는 국가적 차원에서 과학 기술을 발전시켰다고 합니다. 활자와 인쇄 기술을 비롯해 농업을 중심으로 하는 과학기술이 발달했는데 강우량을 측정하는 측우기, 시간을 재는 장치인 해시계, 물시계 등이 대표적인 것입니다. 이러한 과학의 발달 덕에 삶이 풍요로워지고 수준 높은 문화가 창조될 수 있었을 겁니다. 이번 호 E-특별전에서는 과학 기술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소장품을 살펴봅니다.

1. 하순 대곡리 유적 출토 유물 텍스트

하순 대곡리 유적 출토 유물

1971년 전라남도 화순 대곡리에서 동검, 잔무늬거울, 도끼 등 총 11점의 청동 유물이 한꺼번에 발견되었습니다. 이중 길이가 모두 다른 동검은 폭이 좁고 날카로우며 직선이 날을 띄며,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과 마디가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구리가 70~80%로 높은 수치를 보여 단순히 상징물이 아닌 지배자가 실제로 사용한 무기였다고 추측합니다. 잔무늬 거울은 뒷면에 두 개의 꼭지가 달려 있고 전체 면에 기하학적 문양이 있는데 주석의 함유량이 동검에 비해 많아 종교적, 주술적 의례 사용 시 빛의 반사나 맑은소리를 내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청동 팔주령은 8각형의 별 모양으로 각 모서리에 달린 방울 안에 청동구슬을 넣어 흔들면 소리가 나는데 거울과 같이 의식용 도구로 사용되었습니다.
이러한 청동 제품은 채취한 광석을 녹여 거푸집에 부어 찍어낸 후 세심한 공정을 거쳤을 것으로 추측됩니다. 특히, 잔무늬거울의 문양은 가는 모래로 만든 거푸집이 사용되었다고 하니 당시 청동기인의 지혜로운 도구 사용을 엿볼 수 있으며, 청동기 제작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알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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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판갑옷과 투구 텍스트

판갑옷과 투구

대가야 무덤에서 출토된 판갑옷과 투구는 넓은 철판을 이어 붙이고 연결해 만든 것입니다. 갑옷은 왼쪽과 오른쪽의 앞 몸통과 뒷 몸통으로 세 부분으로 구성되었으며 왼쪽 앞 몸통과 뒷 몸통은 못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평면의 형태가 살구씨를 닮았습니다. 오른쪽 앞 몸통만 전체 갑옷에서 분리되는 구조로 이는 갑옷을 입고 벗기 쉽도록 한 것입니다. 투구는 정면에서 보면 앞태가 돌출되어 각이 진 모습입니다. 위에서 보면 살구씨 모양을 하고 있고 옆에서 보면 반타원형입니다. 아래 테두리 부분에서 못 자국을 찾을 수 있는데, 철 못을 이용하여 얇은 철판을 이어 연결한 것으로 '리베팅' 기법이라 합니다. 이 투구는 전투할 때 머리와 몸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된 것으로 주로 보병들이 착용한 것입니다.
이 유물은 가야 갑옷의 정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4세기 금관가야의 중심지인 부산, 김해에서 시작된 가야 판갑옷의 제작전통과 기법이 그대로 녹아 있습니다. 가야의 뛰어난 제철기술과 철기 제작의 기술을 보여주는 것으로 가야 시대 만들어진 칼, 창처럼 무기의 우수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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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동여지도 목판 텍스트

대동여지도 목판

대동여지도 목판은 수령 100년이 된 피나무로 만든 나무판 앞뒤 양면에 모두 판각되었으며 각 면에는 남북으로 120리, 동서로 160리 정도 되는 공간의 지리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국토의 뼈대가 되는 산줄기를 중심으로 자연환경까지 정밀하게 묘사하였으며 심지어는 그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의 흐름과 폭까지 반영하여 표현하였습니다. 교통로, 통신시설, 군사시설 등 각종 정보를 목판에 정교하게 담았으며 조각된 지명만도 11,500여 개에 이릅니다.
이 목판은 우리나라 남북을 120리 간격으로 구분해 22층으로 나누고 층마다 동서방면의 지도를 담았습니다. 목판으로 찍어낸 각 층의 지도는 1권의 책으로 묶어 동서 80리를 병풍처럼 접고 펼 수 있도록 해 휴대성의 편리를 높였으며, 목판의 여백에 다른 지도가 함께 새겨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는 여백으로 남는 공간에는 해안이나 도서 지역을 조각하여 목판의 활용도를 높였던 것입니다.
대동여지도는 조선 후기 지속적으로 발달해온 지도 제작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지도제작 방식을 집대성해 만든 뛰어난 문화유산입니다. 목판에 각종 지리정보를 판각하여 인쇄할 수 있도록 하며 지리 지식의 폭넓은 보급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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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한글 금속활자 텍스트

한글 금속활자

을해자병용(乙亥字倂用)은 1445년에 조선 전기 문신이며 서화가였던 강희안이 쓴 글씨를 글자본으로 만든 조선 전기 대표 활자인 을해자와 함께 쓰인 한글 활자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금속활자입니다. 또 다른 한글 활자인 무신자병용(戊申字倂用)은 1688년(현종 9) 무신년에 병조판서 겸 수어사(守禦使)였던 김좌명이 수어청(守禦廳)의 물자와 인력을 활용해 만든 금속활자인 무신자와 함께 사용되었습니다.

이 두 활자는 모양, 글자체, 외형 등이 서로 다릅니다. 을해자병용은 초성, 중성, 종성을 기계적으로 배분한 공간분배를 따르고 있지만, 무신자병용은 조형적 체계에 따라 공간 배분을 하여 자음과 모음이 배치되어 있고 자음의 크기가 을해자병용보다 작습니다. 활자 측면의 주조 방법과 뒷면의 모습도 차이가 있는데 이는 당시 활자의 주물 방법을 파악하는 중요한 자료입니다. 이 두 종류의 활자를 통해 조선 전기와 후기의 활자 조판방식이 달랐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글 금속활자는 세계적으로 독창성과 과학적인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글 사용의 실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로 750여 점에 불과하지만, 한글의 우수성을 증명할 수 있는 물질적 증거로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5.화성성역의 궤(수원화성의 건축 보고서) 텍스트

화성성역의 궤(수원화성의 건축 보고서)

조선 후기 건축의 백미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지정된 수원 화성 성곽의 조성과 건축과정을 상세히 기록한 일종의 건축보고서입니다. 정조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것으로 조선 시대 성역 건축과 관련된 문헌 중 가장 상세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의궤는 총 10권 9책으로 구성되었으며 1권 ~ 6권에서는 축성공사와 관련한 제반 내용을 다루었고, 7권 ~ 9권까지는 행궁(行宮)의 증축공사, 건설에 들어가 자재, 인건비 등을 수록하고 있습니다. 부편 3권을 통해서는 화성축성과 행궁 건설 비용 총액을 상세하게 알 수 있습니다. 당시 건축물에 대한 변화와 원리뿐만 아니라 노동형식의 변화, 부민의 생계, 지형적 특성을 비롯한 정치 사회적 배경도 함께 나타납니다.

축성법에 대해 상세하게 다루었고 공사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건물 각 부분과 공사에 사용된 도구를 그림으로 그려 설명하고 있습니다. 특히, 축성에 사용된 여러 기계 중 거중기는 서양 과학 기술에 정통한 다산 정약용이 서술한 기술서인 기기도설(寄器圖說)을 참고해 제작했습니다.

1975년부터 시작된 성곽 복원 작업에서 <화성성역의궤>의 기록이 절대적인 자료가 되었고 이 덕분에 성곽의 복원이 완벽하게 이루어졌습니다. 또한, 정확한 기록 덕분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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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뮤진 편집실 참고자료: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큐레이터 추천 소장품' 코너 중 대동여지도 목판, 한글 금속활자, 판갑옷과 투구, 화순 대곡리 출토 청동유물 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