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물 따라 역사 따라, 호반의 도시 춘천으로 국립춘천박물관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이제 곧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휴가철. 모두들 금쪽같은 여름휴가를 알차게 보낼 여행지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만약 시간에 쫓겨 아무 곳도 예약을 못했다면, 당일로도 쉽게 다녀올 수 있어 마음이 가벼운 여행지로 물도 있고 산도 있는 휴양림 같은 도시 춘천은 어떨까? 잘 다듬어진 조경과 모던한 건축미를 자랑하는 국립춘천박물관을 한가로이 돌아보며 머리와 가슴을 충만하게 채우고 떠오르는 핫플레이스 애막골에서 치맥을 즐긴 후 소양강의 절경을 바라보며 복잡했던 머릿속을 잠시 비워보자. 이번 호 뮤진에서 여러분에게 그 휴식 같은 여정을 소개해본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국립춘천박물관을 만나다

    국립춘천박물관은 강원도의 문화유산과 숲이 아름답게 어울려지는 복합문화시설로 호반의 도시 춘천에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시실은 1층과 2층으로 나누어지며, 1층에는 ‘강원의 선사’, ‘강원의 고대’전시실이, 2층에는 ‘강원의 중세’, ‘강원의 근세’ 전시실 등 4개의 상설전시실과 2층에 있는 2개의 기획전시실로 운영하고 있다. 현재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2018년에 새롭게 보존처리가 완료된 평창 발굴 석조보살상을 특집전 <다시 찾은 보살의 미소>를 통해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역사의 흐름을 기억하다

    국립춘천박물관은 현존하는 상여 중 가장 오래된 청풍 부원군의 상여와 통일신라 시기의 종인 선림원 종 등 역사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들을 다수 보유하고 있으며, 구석기 시대의 유물부터 근세 의병 항쟁의 무기까지 강원도의 역사를 알기 쉽게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전시하고 있다. 전시를 관람하다 보면 강원도에도 해녀가 있었다거나 하는 등의 이색적인 역사적 사실을 알아가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또한 전시해설과 다양한 연령대를 대상으로 문화 프로그램들도 진행하니 국립춘천박물관 홈페이지와 SNS를 종종 방문해보자.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느림과 휴식의 미학

    박물관의 야외정원을 거닐면 정갈하게 꾸며진 자연환경 속에 놓인 소박한 옛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다. 1층 전시실을 돌아보고 전시실 내부 유리창 밖 풍경으로 펼쳐진 ‘현묘의 정원’에서는 낙산사 담장과 어우러진 돌의 미학을 엿볼 수 있다. 이렇듯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경치를 맛보며 잠시 쉬다 보면 일상에서 벗어난 평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굳은 돌 속에 간직된 망자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조선 시대의 무덤 석물이 전시된 ‘기억의 정원’은 가벼운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강원도 일원에서 발견된 고인돌을 볼 수 있는 고인돌 길은 현재 복합문화관 건설 공사로 인해 잠시 모습을 감추고 있지만 곧 완성된 멋진 모습의 건물과 함께 다시 돌아와 관람객에게 또 다시 볼거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가족과 함께 즐기다

    복합문화관 건립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국립춘천박물관의 진입로가 변경되어 박물관 방문 시에는 현재 호반체육관 주차장을 임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도보로 호반체육관과 박물관 사이의 연결 산책로를 이용해야 한다. 따라서 현재는 조금 불편하지만, 앞으로 더욱 매력적인 복합문화 공간으로 거듭날 국립춘천박물관의 뜀박질을 응원하며 산책로를 걸어보자. 호반체육관에 차량을 주차했다면 조금 위쪽으로 지난해 10월 새로 개관한 춘천시립도서관을 방문해 보아도 좋다. 다양한 장서 구성으로 온 가족이 이용할 수 있는 도서관으로 운영되어 있으며 전국 최대 규모의 ‘장난감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으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에게는 놀이를 통한 독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춘천을 맛보다

    박물관으로부터 도보 5~10분 거리에 위치한 애막골은 춘천 석사동 일대를 가리키는 또 하나의 지명이다. 국립춘천박물관과 강원대학교를 연결하는 골목 일대인 애막골은 문화와 먹거리가 한자리에 모인 강원도의 새로운 문화 구심점이다. 춘천의 어지간한 맛집은 애막골에 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핫플레이스로 꼽히는 곳이다. 초여름 즈음이면 건물 창을 모두 열고 시원한 수제 맥주와 치킨, 일명 ‘치맥’을 즐기기 좋은 ‘러스틱컴포트’, 눈물 쏙 빼는 매운맛으로 한림대, 강원대 학생들을 사로잡은 닭발 전문점 ‘땡촌’, 얼큰한 닭볶음탕과 신선한 육회로 술 한 잔 기울이기 좋은 ‘순이네’, 춘천에 곱창 하면 이구동성 외치는 ‘황소돌곱창구이’까지 현지인이 직접 추천하는 춘천 애막골 맛집들이니 기대하고 먹어보길 바란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물 타고 바람 타고, 유적지까지

    춘천의 대표 유적지 중 한곳이 청평사이다. 청평사는 다섯 봉우리가 열 지어 섰다는 오봉산 자락에 위치해 있는데 차량보단 소양강댐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선착장에서 배로 10분 남짓의 짧은 거리이지만 배를 타고 물결을 가르며 사찰을 찾는 특색 있는 과정이 소소한 여행의 묘미이기도 하니 말이다. 작은 유람선은 드넓은 소양호를 시원하게 가로지른다. 물 위에서 바라보는 소양호의 풍경은 춘천을 왜 호반의 도시라고 부르는지 납득하게 만든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맑게 평정되었다

    청평사의 청평淸平은 한자 그대로 풀이를 하면 '맑게 평정되었다'라는 뜻이다. 청평사는 청평산 골짜기 전체를 사찰 경내로 삼아 정원으로 가꾸었다. 이 정원이 바로 오늘날 고려정원의 기초이자 모범이며 가장 오래된 정원으로 전해져 중요한 자료가 되는 ‘문수의 정원’이다. 청평사의 구성폭포에서 오봉산의 정상 언저리까지 3km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의 계곡 구석구석으로 ‘계획된’ 정원은 사찰문화와 자연 정원이 만나 신선한 감동을 준다. 이 외에 중생들에게 윤회전생을 깨우치기 위한 마음의 문으로 만들어진 ‘회전문’과 당나라 평화 공주 전설이 담겨 공주탑이라 부르는 ‘삼층석탑’ 등 강원도의 대표 보물들을 함께 둘러볼 수 있다. 봄에는 벚꽃으로, 가을에는 단풍으로 절경을 이루고 겨울에는 설경이 빼어나 계절에 따라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 곳이다.

  • 박물관 따라 가는 여행 / 품에 안다, 춘천

    춘천을 방문한 이들에게 한 번쯤 꼭 가보라고 추천하는 곳이 ‘구봉산’이다. 이미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도 유명하지만 실제로 봐도 그만큼 실망하지 않을 야경을 자랑하기 때문이다.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춘천의 야경은 서울과는 조금 다르다. 산으로 둘러싸인 작은 도시와 그 사이로 비치는 작은 강, 그야말로 춘천이라는 작은 도시가 품 안에 있는 느낌을 준다. 구봉산의 어떤 음식점과 카페에서도 예쁜 야경을 볼 수 있으나 특히 카페 ‘투썸플레이스’에 투명 유리로 된 스카이워크와 높은 전망대 이용을 추천한다. 춘천에 방문하여 닭갈비를 빼놓기 아쉽다면 카페 방문 전 ‘어울림 닭갈비’를 추천한다. 춘천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숯불 닭갈비는 철판 닭갈비와는 또 다른 매력의 별미이니 말이다.

    박물관에서부터 소양댐, 청평사에서 다시 시내까지 춘천을 한 바퀴 돌아보는 여행은 강원의 역사부터 춘천이라는 작은 도시의 자연과 미식까지 전부 돌아보는 알찬 여행이 될 것이다.

    원고 작성 및 사진촬영 | 유안진(국립박물관 청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