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흥민진진한 박물관 직업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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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로교육법 제정과 자유학기제 시행 등으로 진로교육 및 청소년 직업체험의 중요성이 이슈가 되고 있다. 또한, 교실 안 교과서 중심의 지식 전달에서 체험실습 중심의 역량 교육으로 교육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이라도 하는 듯 청소년의 진로 및 직업체험에 대한 참여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어 부모나 아이, 너나 할 것 없이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무궁무진한 직업을 체험하느라 정신이 없다. 이러한 직업체험 활동은 실제로 학생의 심리적, 정서적 측면 등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온다.

  • 이미지 박물관 전문직에 대한 뜨거운 관심

    국립중앙박물관은 겨울방학을 맞이해 지난 2월 13일~21일까지 박물관 전문 직종 분야별 강의 및 체험 실습, 활동지를 활용해 전시품 감상을 하는 <박물관 전문직 체험교실>을 운영했다. 일일 두 시간으로 진행된 체험교실은 초등학교 5·6학년, 중·고등학교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했다. 박물관 전문직 중 고고학자, 보존과학자, 소장품관리자에 대한 이해와 체험으로 교육은 진행되었으며,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연령대에 맞춘 눈높이 교육으로 직업 이해와 실습 참여도, 만족도를 높였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초등학생, 중·고등학생 각각 3회씩 진행, 회당 참여 인원 25~30명 내외, 지도교사 5명, 운영진 3~4명 정도가 함께 모둠을 구성해 박물관 직업을 체험해보는 시간을 만들어 갔다.

  • 이미지 보존과학자를 꿈꾸다

    2월 14일에는 초등학교 5·6학년을 대상으로 보존과학자 직업 체험이 진행됐다. 수업은 박물관 내 교육관에서 오전 10시부터 시작되었다. 대부분 출신 학교가 달라 조금은 서먹한 분위기였지만, 눈빛만은 모두 기대에 차올라 반짝였다. 진행을 맡은 선생님이 마이크를 잡자 교실은 한층 더 조용해졌다. 박물관에서 근무하는 학예연구사는 어떤 분야로 나뉘는지, 세부 직무는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고, 박물관에서 절대 빠질 수 없는 소장품에 대한 설명을 이어갔다. 자료화면 및 영상을 통해 지루하지 않게 시각적인 효과까지 높여 전달함으로써 학생들에게 직업에 대한 이해를 높였다. 직업 영상은 ‘보존과학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현장 실무자들의 일과와 인터뷰를 담아 생생한 일터의 모습을 고스란히 전달했다.

  • 이미지 배채를 통한 실습

    보존과학자 직업 체험에서 빠질 수 없는 복원처리 과정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현대 과학 기술을 이용한 방법까지, 진행 선생님의 질문에도 적극적으로 대답해가며 참여하는 학생들의 모습에 간혹 박수와 환호도 이어졌다. 직물, 서화, 석재, 목재 등 다양한 분야의 문화재가 보존과학자의 손을 거쳐 복원되지만 이날 수업에서는 ‘서화’로 체험을 했다. 서화의 보존 방법, 국내·외 그림 보존 방법 비교, 그림 재료 설명 등 다양한 문화재로 예를 들어가며 쉽게 설명해주니 학생들의 반응도 좋았다. 20여 분간 설명이 끝나고 바로 ‘배채’를 통한 실습에 들어갔다. 모둠마다 지도 교사의 인솔 아래 분주해지기 시작했다. 활동지에 자신의 이름을 쓰고 앞치마 착용 후 시작된 실습에 참여 학생들은 시간이 가는지도 모르고 열중했다.

  • 이미지 한땀 한땀 각양각색의 실습물

    학생들은 마련된 비단 틀에 도안을 활용해 밑그림을 그리고, 분채아교를 섞어 부드럽게 으깨고, 색의 농도를 조절하면서 자신만의 작품을 뽐냈다. 지도 교사는 복잡한 도안을 쉽게 그릴 수 있도록 방법을 알려주기도 하고, 구름, 나비, 꽃, 용, 학 등 도안이 가진 의미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았다. 뒷면 채색 후 드라이기로 안료를 말린 후 다시 앞면에 덧칠하는데 가장 먼저 뒷면 채색을 마친 신상우(동의초 6) 학생은 “자신이 가장 먼저 채색을 끝냈다는 게 믿을 수 없다.”하면서 묵묵히 드라이기로 색을 말린 후 자리로 돌아가 앞면 덧칠을 이어갔다. 민서현(서래초 6) 학생은 신중하게 한 끗 한 끗 꼼꼼하게 국화꽃 문양을 채색했다. 한 시간가량 진행된 실습에서 각양각색의 실습물이 완성되었다.

  • 이미지 전시품 보며 체험에 대한 복습

    실습을 마친 후 박물관 전시실 중 하나인 서화관으로 이동했다. 실습한 배채 기법을 사용한 전시품을 살펴보고 제작 과정을 되짚어보면서 활동지 빈칸을 채우며 실습 과정을 복습하기도 했다. 그렇게 두 시간에 걸친 체험이 마무리되었다. 교육관으로 돌아오는 길에 국화꽃 문양을 정성스레 그린 민서현 학생에게 소감에 대해 물었다. “예전 선생님이 국화꽃을 좋아해서 문양을 선택하게 되었고 선생님 생각도 났습니다. 오늘 배채 실습을 하면서 박물관에 전시물들이 어떻게 관리되고 있는지 알게 되어 좋았습니다.”라고 말했다.

  • 이미지 소장품관리자 업무를 통해 배우는 유물 다루기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진행된 2월 16일 수업은 소장품관리자의 직무를 체험하는 시간이었다. 초등학생 대상 수업보다는 조금 더 진지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고 두 시간가량 이어진 수업 내내 학생들은 진중하게 직업체험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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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장품관리자의 업무와 직무 과정에 대한 직업 영상도 시청하고, 직무를 수행하기 위해 필요한 자격 요건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소장품관리자의 직무를 체험하기 위해 ‘소장품 포장 및 해포 과정’ 실습이 마련되었다. 학생들은 유물 모형을 가지고 중성지, 솜포, 끈, 오동나무 상자를 이용해 포장에서부터 상자 내 보관까지 전 과정을 체험하고 포장 및 해포 실습 과정 후 소장품 명세서를 작성하는 방법도 배우며, 소장품관리자의 마음, 유물을 대할 때의 태도 등을 배울 수 있었다. 모둠마다 백제금동대향로, 팔주령 등 유물 모형을 바탕으로 휴대폰을 이용해 박물관 누리집 내 유물 정보를 확인, 활동지에 명칭·시대·출토지·설명 등 기재하면서 문화유산표준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체험해 보았다.

  • 이미지 체험을 통한 배움의 효과

    체험교실에 참여한 신수현(산본중 1) 학생은 “처음엔 조금 지루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실습하니 시간이 너무 빨리 갔고 소장품관리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게 되어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여학생의 비중이 많은 수업이었지만 그중 청일점이었던 김세웅(신연중 2) 학생은 “보존과학자에 대한 꿈이 있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몰랐던 부분을 알 수 있어 좋았고, 유물 재료마다 보관법이 모두 다를 텐데, 이렇게 정교하게 관리하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라며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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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 전문직 체험교실> 교육으로 박물관 내 고고학자, 보존과학자(회화, 토기, 금속 분야), 소장품관리자 직업체험을 통해 학생들이 직업을 이해하고 자신의 꿈을 키우는 데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시간이었길 바람해보며 앞으로 많은 학생들이 전문직 체험교실을 통해 진로 탐색과 향후 자신의 진로를 능동적으로 설계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