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부여군 규암면 외리의 옛 절터에서 발견된 8종류의 무늬 벽돌 중 하나이다. 산 경치를 배경으로 새겨진 짐승의 형상이 서 있는 바닥은 뾰족한 바위산들로 둘러싸여 움푹 팬 곳이다. 짐승의 얼굴은 마치 산중의 제왕처럼 가운데 버티고 서 있다. 눈동자가 드러나도록 부릅뜬 눈, 하늘 향해 치켜 올라간 눈초리, 뭉툭한 코, 커다랗게 벌린 입, 날카로운 송곳니, 혀, 늠름한 듯 벌어진 어깨와 가슴, 동물처럼 긴 손톱과 발톱, 얼굴과 어깨 위 불꽃무늬 갈기 등 사나운 모습을 하고 있으나, 얼굴을 들여다보면 익살스러움 마저 느껴진다. 기암괴석과 물이 흐르는 모습이 하단에 연출된 점으로 보아 암좌형(岩座型)으로 부른다. 당시 암좌형으로 개범(改笵)한 이유는 자세히 알 수 없지만, 기암괴석으로 상징되는 신선 세계를 추구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동시대 다른 나라의 벽돌보다도 훨씬 더 정제되고 세련되며 우아한 느낌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