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2호


글로벌코리아, 해외에서 만나는 한국미술, 그 위상을 느끼다.

지난달 <글로벌 코리아>에서는 그 동안 만난 세계 여러 박물관들 속 한국전시실을 정리해보았다. 첫 번째 편에서는 북미지역에 있는 박물관을 통해 ‘K-culture’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우수성에 대해 살펴볼 수 있었다. 이번 달은 두 번째 시간으로 유럽 및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미술의 위상을 느껴보자

일본에 깃든 한국 문화텍스트

아시아 지역에서 첫 번째로 소개된 곳은 일본 고려미술관(뮤진 40호)이다. 재일교포 정조문 씨가 사재로 개관한 일본 유일의 한국 미술전문박물관으로 큐레이터 카타야마 마리코 씨를 통해 다양한 기획전으로 일본 내 전파되고 있는 한국 미술의 매력에 대해 들었다. 세계적인 동양도자 컬렉션을 자랑하는 오사카 시립 동양도자미술관(뮤진 49호) 큐레이터 정은진 씨는 1,200여 점에 이르는 한국 도자기의 소장 경로에 대해 설명해주었다. 지진방지대 개발과 자연채광실의 설치, 그리고 앞뒤로 강이 흐르는 지리적 조건 등 미술관의 우수한 전시 환경을 자랑하며 전시관람 팁까지 전했다. 도쿄 국립박물관(뮤진 54호)은 국립박물관에 걸맞은 소장품, 교육 프로그램 등을 자랑하고 있다. 큐레이터 시라이 가쓰야(白井さん) 씨는 5개 테마로 분류된 한국전시실 소개뿐만 아니라 한국 미술 테마 교육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두고 있었다. 일본 내 높아지는 한류 문화 인기에 힘입어 조선 시대 의상이나 가구 등 우리 문화 다방면으로 주목하고 있었다. 일본 민예관 (뮤진 58호)은 목조주택으로 된 색다른 개념의 박물관이다. 대학생 때 맺은 인연으로 30년 간 박물관에서 근무중인 학예부장 스기야마 타카시 씨는 한국 전시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유물 선정과 부대 행사 등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한국 예술과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이 높았던 박물관 설립자 야나기 무네요시(やなぎむねよし)의 뜻을 이어가기 위해 한국과의 지속적인 교류도 잊지 않고 있다.

1. 휴스턴 미술관 2. 메트로 폴리탄 박물관 3. 샌프란시스코 아시아 미술관 4. 보스턴 미술관 텍스트

  • 일본고려미술관
  • 도쿄박물관
  • 오사카동양도자미술관

일본 내 박물관의 한국전시실들은 청자, 백자의 도자기를 시작으로 의상, 가구전시뿐만 아니라 전시 연계 교육 프로그램에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또한 우리 문화의 우수성뿐만 아니라 그 기저에 깔린 정신까지도 훌륭한 문화 유산의 하나로 전파 · 계승하고 있다.

유럽에서 빛나는 한국문화

일본이나 중국에 비해 큰 비중은 아니지만 유럽의 여러 박물관에서도 한국 미술을 찾아볼 수 있다.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나라 프랑스의 기메 아시아미술관(뮤진 43호)은 유럽 전역에 한국 문화를 알리는 최고의 거점으로 인정 받고 있다. 수석 큐레이터 피에르 깜봉(Pierre Cambon) 씨는 1889년 처음으로 열린 한국 관련 전시를 회고하며 그동안의 한국전시실의 발전 과정에 대해 언급했다. 미술관 소장품 외 이우환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 미술을 소개하며 국내 박물관과 연계한 프로젝트 진행으로 유럽인들에게 아직은 낯선 한국의 문화를 전파한다. 이탈리아 국립동양예술박물관(뮤진 45호)에서는 전 세계 걸쳐 160여 점 밖에 남아 있지 않은 고려불화가 한 점 발견되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큐레이터 마리아 루이사 기오르기(Maria Luisa Giorgi) 씨는 2013년 있었던 불화 ‘아미타내영도’의 발견 과정과 특징, 소장 경유 등을 설명했다. 이 불화를 바탕으로 이탈리아에서 더 많은 한국 문화가 소개될 수 있도록 기획전과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1.기메아시아박물관

  • 기메 아시아 박물관

영국 빅토리아앨버트박물관(뮤진 47호)의 큐레이터 김현경 씨는 작은 규모의 한국전시실이지만 한국 미술을 알리는 데 일조하고 있었다. 국내 기업인 삼성의 지원으로 마련된 한국전시실에는 주로 공예품이 전시되어 있다. 도자기를 비롯하여 목공예, 금속공예, 섬유공예 등 여러 분야의 소장품을 보유하고 전시하여 한국의 아름다움을 알린다. 영국박물관(뮤진 48호)은 2000년에 한국전시실이 신설되었다. 한국 소장품 중 눈에 띄는 것은 한국 동전이다. 동아시아 화폐도 전문적으로 소장하고 있는 점이 이색적이다. 큐레이터 샤스챠 프리위(sascha Priewie) 씨는 1997년 삼성문화재단의 후원으로 장기간에 걸쳐 개최된 'Arts of Korea' 전이 2000년 한국전시실 설립의 계기가 되었다며 그 동안 열린 한국 전시에 대해 소개했다. 또한, 대한항공 후원으로 멀티미디어 가이드가 마련되어, 교민이나 한국 관광객의 만족도와 현지인의 한국 문화 이해에도 한 몫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독일의 쾰른 동아시아박물관(뮤진 60호)은 박물관 설립자인 아돌프 피셔가 수집한 400여 점의 고려불화와 청자, 송암의 병풍화 같은 질적으로 매우 우수한 작품을 소장했다. 큐레이터인 페트라 힐데가드 로쉬 박사(Dr. Petra Hildegard Rösch)는 “소장품 수는 적지만 한국전시실과 한국의 날 행사 등을 통해 현지인의 한국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고 하며 앞으로 국내 박물관과 협력하여 한국의 목공예 작품을 독일인에게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1.영국박물관 2.퀼른 동아시아박물관 3.모스크바 국립 동양박물관 텍스트

  • 영국 박물관
  • 퀼른 동아시아 박물관
  • 모스크바 국립 동양박물관

호주의 뉴사우스웨일즈 주립 미술관(뮤진 55호)은 고(故) 백남준의 영상작품을 비롯해 서예 및 현대 사진작품, 도자기 등 53점을 소장하고 있다. 아시아미술 담당자인 칸 트린(Khanh Trinh) 큐레이터는 “불교 예술품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국내 박물관과 협력을 통해 전시를 구상 중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러시아에서도 한국 문화를 만날 수 있다. 모스크바 국립 동양 박물관(뮤진 57호)의 한국전시실은 한국의 멋과 미를 살리고 전통생활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700여 점의 한국미술 및 공예품 외 전통 의류도 소장하고 있다. 이리나 에리세에바(Irina Eliseeva) 박사는 한국 관련 교육 프로그램에 러시아인의 관심이 높아 정기적으로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럽권의 박물관 및 미술관은 한국과 각국의 수교를 기념하여 기획전을 열거나, 한국 박물관 및 미술관, 문화기관 및 단체, 문화재단과의 협력을 통해 한국 문화 알리기에 여념이 없다. 한국전시실을 통한 전시나 특별전이 아니더라도 심포지엄,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현지인에게 한국을 더 많이 알리고, 그들이 한국 문화에 쉽고 편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역으로 자국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한국의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대여하여 기획전을 여는 등 교류도 활발히 하고 있다. 앞서 살펴본 미국 및 캐나다 지역을 비롯해 유럽 및 아시아 지역, 전 세계에 있는 박물관 · 미술관의 한국전시실에서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이 많은 이들과 교감하고 있다는 점은 뿌듯함을 가지게 하였다. 앞으로도 활발한 문화 교류를 통해 한국 미술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보여주고, 현지인들이 일상에서 우리 문화를 접하며 또 다른 즐거움과 유익함을 느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박물관 홈페이지에서 외국 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를 권역별로 검색 할 수 있습니다. 텍스트

글: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뮤진 편집실 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