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2호


박물관속휴게실

이번 호부터<박물관 탐방>이라는 꼭지를 신설하여 일반인들이 궁금해 하는 박물관의 여러 내부시설과 장소 등에 관한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고자 한다. 텍스트

지난 호 뮤진에서 박물관 내 차,커피,다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레스토랑, 카페 등 유료 편의시설을 위주로 소개했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박물관에서 사색을 즐기거나 관람 중 잠시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공간을 찾아봅니다. 박물관 관람을 하다 보면 의자를 찾고 싶어질 때가 있습니다. 넓은 전시실에 수많은 전시품들을 감상하다 보면 지치기도 하고, 또 고즈넉하게 사색에 잠기고 싶을 때도 있기 마련입니다. 그럴 때 조용히 찾기 좋은 곳은 어디일까요? 바로 휴게공간입니다. 박물관 내 휴게공간은 곳곳에 있습니다. 자! 박물관 어디에서 쉴 수 있는지 잘 알아두세요.

박물관에서 도서휴게실?

혹시 박물관 내 도서휴게실이 있다는 것 아시나요? 상설전시실 동관 1층 백제와 고구려실 사이 도서휴게실이 있습니다. 휴게실 입구에서 보면 창문 틀처럼 네모난 무늬가 뚫린 가구가 궁금증을 자아냅니다. 그 가구는 다름 아닌 책꽂이랍니다. 휴게실 안쪽에 들어서 보면 가구에 빽빽하게 책이 꽂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책과 쉼이 함께 할 수 있는 이 공간은 ‘2012년 독서의 해’를 맞이해 마련된 공간입니다. 박물관에서 간행한 전시 도록을 포함한 300여 권의 문화재 관련 도서를 원형 테이블이나 소파에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습니다. 또한, 테이블 앞 창문으로 박물관 야외정원을 볼 수 있기도 합니다. 책을 읽지 않고 조용하게 쉬고 싶다면 동관 2층 기증관 가장 동쪽 공간의 휴게공간을 찾아보세요. 기증관-이홍근실에 붙어 있는 공간에는 임충섭 작가 ‘관음’ 작품이 한쪽 벽면에 전시되어 있으며, 통 유리창으로 되어 박물관 일부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유리창 쪽으로 2인 책상이 배치되어 있어 사색하기도 좋고, 친구 혹은 연인과 나란히 앉아 담소를 나누기도 좋습니다. 공간 가운데 의자가 놓여 있어 편하게 쉴 수도 있답니다. 반면에 기증관 가장 서쪽 끝 공간에는 ‘문화공간 온on’이 있습니다. 박물관에 새로움을 더하는 공간으로 이곳에서는 음악 공연과 명사 초청 강연이 이루어지기도 하지만, 특별한 행사가 없을 때는 휴게공간으로 활용됩니다. 계단형 벤치에 여러 색깔의 둥근 모양 방석이 새하얀 공간을 더 활기차게 해줍니다.

1,2 상설전시관 1층 도서휴게실 텍스트
  • 상설전시관 1층 도서 휴게실
  • 상설전시관 1층 도서 휴게실

휴식을 취하면서 공부도 할 수 있어요

가족, 친구와 함께 도시락도 먹을 수 있어요

2층 서화관에는 쉬면서 공부까지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전시실 사이 숨어 있는 공간이라 조용하기도 하고, 그래서 더 운치 있답니다. 불교회화실 내 있는 휴게공간에서는 불교회화에 대한 설명, 회화실 내 휴게공간에서는 서예 설명 혹은 작품 기법이 VCR을 통해 상영됩니다. 특히, 회화실 내 휴게공간은 전시실 안쪽에 자리 잡고 있어 다른 휴게공간보다 더더욱 조용합니다. 벽에 기대어 눈을 살며시 감고 싶은 충동이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회화실 가운데 넓은 휴게공간에는 큰 소파가 배치되어 있어 학생들 여럿이 앉아 쉬어가기 좋습니다. 전시실 2층 새롭게 단장한 사랑방 뒤편, 벤치에 앉으면 잠시 툇마루에 걸쳐 앉은 느낌이 듭니다. 유리창 너머 박물관 조경과 용산가족공원 조망이 가능해 옛날 선비들이 사랑방에 앉아 돌담 넘어 고즈넉한 풍경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3층 청자실과 금속공예실 사이 휴게공간은 전통문양을 차용한 실내장식이 눈길을 끕니다. 창살 무늬를 활용한 덕분인지 휴게공간보다는 하나의 방 같은 기분을 들게 하는 이곳에서는 백자, 청자에 관한 작품과 작품설명을 VCR로 볼 수 있답니다.

1.2층 서화관 회화실 휴게공간 2.2층 휴게공간 3.3층청자실 휴게공간 4.1층선사고대관 내 휴게공간 텍스트
  • 2층 서화관 회화실 휴게공간
  • 2층 휴게공간
  • 3층 청자실 휴게공간
  • 1층 선사고대관 내 휴게공간

아이와 함께 온 가족관람객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었답니다. 서관 1층 어린이박물관 입구에 단체 및 가족관람객을 위한 ‘도란 도란 쉼터’가 있습니다. 이 공간은 좀 더 특별한 의미가 있는데, 2012년 한 초등학생이 ‘도시락 먹을 곳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내용의 편지를 박물관으로 보냈고, 이에 대한 화답의 의미로 만들어졌습니다. 관람객의 아이디어가 많은 이들의 쾌적한 관람 환경을 만드는 계기가 된 것입니다. 20여 개의 테이블, 200명이 한꺼번에 도시락을 먹을 수 있는 공간으로 쉼터가 마련된 후 관람객은 각자 준비한 도시락을 편안하게 먹을 수 있게 되었답니다.

자, 박물관의 휴게공간을 확인하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안해졌나요? 전시실 곳곳에 마련된 쾌적한 휴게공간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더 즐겁고 유쾌한 마음으로 박물관을 이용해보세요. 박물관에 머무는 시간이 한층 더 즐겁고 편안할 거랍니다.

어린이 박물관 옆 도란도란 쉼터
어린이 박물관 옆 도란도란 쉼터

글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뮤진 편집실텍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