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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을 환영이라도 하는 듯 <예르미타시박물관 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언론 공개가 열린 12월 18일 갑작스런 폭설에 서울은 온통 새하얀 눈으로 반짝였다. 이렇게 내린 눈 덕분에 전시를 만끽하는 기분은 왠지 모를 설렘으로 가득했다.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로 향하는 길이 마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거리를 걷는 기분이다. 그렇게 마주한 예르미타시박물관 소장품들은 우아한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걷는 것만큼이나 감성에 젖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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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19일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예르미타시박물관 展, 겨울 궁전에서 온 프랑스 미술> 전은 지난 250년간 겨울 궁전에 간직되어 있던 프랑스 미술을 기반으로 17세기에서 20세기 초까지 프랑스 미술품을 시대별로 일목요연하게 전시한다. ‘예르미타시박물관은 러시아에 있는 곳인데 왜 프랑스 미술인가?’하고 살짝 의심을 가질 수 있다. 전시실 입장에 앞서 예르미타시박물관에 대해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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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미타시박물관은 300만 점 이상의 소장품을 자랑하는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으로 1762년 즉위한 예카테리나 2세가 1775년 겨울 궁전 가까이 별궁으로 지은 곳이다. 은자(隱者)의 집으로 불리는 예르미타시(Hermitage)는 그녀가 수집한 예술품을 대거 수장한 곳이다. 러시아 혁명 이전 황제의 거처로 사용되었고, 이후에는 박물관으로 화려한 소장품을 자랑하며 찬란한 예술품을 전시 중이다. 러시아에서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계기를 보면 예카테리나 2세를 비롯한 로마노프 왕조의 황제들과 러시아 귀족, 기업가들이 열정적으로 수집했고, 이렇게 수집된 프랑스 미술품은 유서 깊은 겨울 궁전을 빛내며 오늘날 예르미타시박물관을 유럽 미술 소장품의 정수로 자리 잡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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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르미타시박물관은 프랑스를 제외하고 전 세계에서 가장 방대한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박물관으로 잘 알려졌다. 이번 전시에는 박물관이 소장한 프랑스 미술만을 엄선해 프랑스 회화, 조각, 소묘 등 모두 89건의 작품을 선보인다. 특히, 예르미타시박물관이 외국에서 선보이는 프랑스 회화 전시 중 가장 규모가 큰 전시이다. 전시실 공간 구성은 마치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있는 예르미타시박물관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전시실 입구 한쪽 벽면을 아치 형태로 디자인하여 마치 창문 밖을 내다보는 듯 예르미타시박물관과 네바강 주변의 풍경을 선보였다. 또한 러시아 출신의 음악가 무소르그스키의 잔잔한 선율이 잠시 관람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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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발걸음을 옮기면 <예카테리나 2세의 초상>이 관람객을 반겨준다. 전시는 모두 4부로 구성된다. 1부는 ‘고전주의, 위대한 세기의 미술’이다. 붉은 벽에 걸린 작품과 조명이 은은하게 공간을 메웠다. 태양왕 루이 14세의 통치 아래 강력한 국가로 성장한 17세기의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젊은 프랑스 화가들이 왕실 주도의 화단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7세기 프랑스 화단을 주도한 고전주의 양식을 만날 수 있는데 그 특징답게 보편적 원리와 질서, 안정과 통일성을 중시하는 작품을 확인할 수 있다. 니콜라 푸생, 클로드 로랭 등 고전주의 대표 화가들의 종교화 · 풍속화 등을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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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으로 공간 디자인을 한 2부는 ‘로코코와 계몽의 시대’로 18세기 남녀 간의 사랑과 유희 장면을 즐겨 그린 로코코 화가들의 작품과 계몽주의 사상의 확산에 따라 새로운 감각으로 제작된 풍속화 및 풍경화를 만날 수 있다. 프랑수아 부셰, 위베르 로베르, 장 바티스트 그뢰즈 등 풍부한 색채를 사용한 새로운 경향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풍경화를 통해 당시 고대 유적과 주변국 풍경을 감상하는 재미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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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프랑스 미술은 큰 변화를 맞이한다. 3부에서는 ‘혁명과 낭만주의 시대의 미술’을 통해 나폴레옹 통치와 일련의 혁명을 겪으며 프랑스 미술계에 일어난 변화를 살필 수 있다. 영웅적 초상화, 현실에서 벗어나 문학이나 신화에서 영감을 얻은 낭만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미술사의 변화를 예측해볼 수 있는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사실주의 화가 귀스타브 쿠르베, 카미유 코로, 외젠 부댕 같이 야외로 나간 인상주의를 예고한 이들의 작품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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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인상주의와 그 이후’는 고전적 예술 양식과 결별한 인상주의와 후기 인상주의를 살필 수 있다. 빛에 따라 변하는 색채의 표현에 집중한 클로드 모네, 자연을 본질적인 기하학 형태로 환원하는 방식을 탐구한 폴 세잔 등 새로운 길을 향하는 예술가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앙리 루소, 오귀스트 르누아르, 앙리 마티스 등 인상주의 이후 혁신을 이어나간 이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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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미술뿐만 아니라 러시아의 문학, 음악 등도 함께 접할 수 있다. 도스토옙스키, 푸시킨, 라디셰프 등의 문학작품과 더불어 이들이 생각하는 러시아에 대한 의견도 벽면에 소개되어 있어 한 구절 한 구절 읽어보며 러시아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18세기 러시아를 전성기로 이끄는 예카테리나 2세의 프랑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안목은 물론 17세기 고전주의부터 18세기의 로코코와 계몽주의, 18세기 말~19세기의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 상징주의, 원시주의, 그리고 20세기 초반 근대미술에 이르기까지 그 흐름을 살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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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국립중앙박물관과 예르미타시박물관은 협력을 통해 여러 차례 전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다. 1991년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스키타이 황금>전에 대한 화답으로 예르미타시박물관에서는 2010년에 <솔숲에 부는 바람, 한국미술오천년>을 개최하였고, 지난 2016년에 <불꽃에서 피어나다-한국도자기명품전>을 선보이며 한국미술을 러시아에 알리는데 일조하였다. 양 박물관이 협력해 선보이는 전시를 통해 프랑스 미술과 동시에 그 속에 깃든 러시아 문화를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다. 전시는 2018년 4월 15일까지 개최되며 전시 기간 다채로운 교육프로그램과 문화행사도 열린다. 자세한 정보는 전시 누리집 http://www.museum.go.kr 혹은 전화 02-1688-0361을 통해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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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미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세계적 규모의 박물관,
○○○○○박물관은 프랑스를 제외하고 가장 방대한
프랑스 미술품을 소장한 곳이다.마감날짜 2018년 3월 14일 ┃ 발표날짜 2018년 3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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