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적 150호이자, 우리나라 최대의 절터이기도 한 익산 미륵사지를 자신의 문화재로 꼽으며 편히 웃는 권원덕 작가의 모습에서 즐거움이 묻어났다. 이 절에는 보물 236호인 미륵사지 당간지주와 국보 11호인 미륵사지 서석탑이 있는데 1974년과 1975년 원광대학교 발굴조사 때 동탑지가 조사되어 동서 쌍탑의 배치임이 밝혀졌고, 동탑은 1993년 복원되었다. 이 탑은 목탑의 양식을 돌로 잘 재현해 우리나라 최고의 석탑으로 이야기된다. 이렇게 복원되기 전 미륵사지는 논밭과 민가로 존재했는데, 절에 쓰였던 돌로 된 부분들은 대부분 담장이나 주춧돌로 사용되고 있었다. 권원덕 작가는 탑이 복원되기 이전의 모습을 기억하는 많지 않은 사람들 중 하나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주위를 뛰어다니고 만지고 기대며 지냈던 곳이 바로 미륵사지라는 것이 놀랍고, 그만큼 특별하다 했다. 마한의 도읍지였을 것이며 삼국의 기술이 모여 지었던 절이니만큼 비록 허물어져 논밭과 집에 어우러졌으나 그 기운은 느껴졌을 것이다. 그 안에서 지내며 성장한 그이기에 우리의 것에 대한 애정이 깊이 뿌리내리고 있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