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박물관에서 우리는 무덤에 관한 유물들을 만난다. 무덤은 죽음을 증명하는 장치가 분명하지만 항상 그 안에는 삶에 대한 강한 마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지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는 특별전 브루클린박물관 소장<이집트 보물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장 초입의 인사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의 주제는 ‘영원한 삶을 위하여’이며, 전체 전시구성은 이 큰 주제를 따라 흐르고 있다. 이번호 뮤진에서는 죽음에 이은 영원한 삶에 대한 이집트인들의 생각을 보여주는 이번 전시를 소개하면서 ‘사후세계’에 대한 고대 이집트인만의 독특한 시각을 전하고자 한다.
이집트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무덤 안은 온통 죽음 이후의 삶이 현세의 삶에 이어 성공적이기를 기원하는 내용들로 가득하다. 벽화와 함께 묻는 껴묻거리들에도 그러한 의지가 분명하다. 그런데 이집트는 조금 다른 체계를 보인다. 사망으로부터 바로 사후세계를 위한 준비가 체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이집트 신화에서 사후세계의 왕이 된 오시리스(Osiris)처럼 부활하기를 꿈꾸었던 그들은 모든 죽은 이가 사후세계로 간다고 믿지 않았기에 여러 준비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집트의 사후관념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개념은 세 가지를 꼽을 수 있는데 바(Ba)와 카(Ka)그리고 심장(Ib)이다. 특히 사후에 미라를 만드는 이유가 바로 이 바와 카 때문인데, 우리말로 하자면 바가 ‘영’, 카가 ‘혼’에 해당한다. 바는 개별적인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사망 후에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는데 새의 몸을 한 사람의 형상으로 표현된다. 카는 생명력을 의미하며, 사람이 만들어졌을 때 신들이 만든 카를 불어넣어 숨을 쉴 수 있게 한다고 한다. 이 카는 부활할 때 몸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미라를 만들어야 하며 그때까지 물과 음식을 먹으며 유지되어야함으로 먹을 것을 봉헌하는 것이다.
전시장 입구의 중앙은 큰 구조물을 두고 중심에 첫 전시품 ‘토티르데스(Thothirdes)의 관과 미라’를 두어서 시선을 끈다. 이 전시품은 미라가 든 관을 분리해 내부와 뚜껑외면 그리고 미라를 보여주는데 미라의 주인공이 사후세계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과 심판을 통과한 그의 모습이 관 표면에 그려져 있다. 미라는 몸과 영혼이 머무르는 장소로서 사후의 영원한 삶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만드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이 미라의 중심 건너편에는 표면에 여러 신이 표현된 관과 미라를 만드는 법이 소개되어 있고 왼편은 신을 표현한 조각상들, 오른쪽으로는 미라는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물품이 몇몇 소개되어 있다.
미라를 만드는 데는 70일이 걸렸다고 하며 그 중 40일간은 천연소금으로 몸의 내‧외부를 채우는데, 이 때 장기를 보관하기 위해 쓰인 단지들이 카노푸스 단지이다. 단지들의 뚜껑에는 각각 호루스(Horus)의 네 아들인 자칼, 매, 사람, 개코원숭이가 표현되어 있다. 카노푸스 단지는 후에 장기를 따로 꺼내지 않고 미라를 만들 수 있게 되면서 단순 봉헌물이 되었는데 이 네 동물들은 전시장 곳곳에서 계속해서 발견된다. 그 외에 미라가 완성되고 나서 카(Ka)가 음식을 먹도록 입관 시 마지막에 하는 ‘입 열기’의례에 쓰인 칼, 미라 이름표, 수의, 미라가면, 관 덮개와 사후세계로 들어가기 위한 내용이 적힌 『사자의 서Book of the dead』등 매우 흥미로운 전시품들이 함께 소개되고 있다.
오시리스 신처럼 부활을 통해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해서는 사후에 심판을 받아야만 한다. 이 심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심장이다. 제1전시실에서 딱정벌레모양의 조형물에 글씨들이 쓰인 전시품이 바로 심장을 뜻하는데, 당시의 이집트인들은 심장이 몸의 주인과 별도의 지적능력이 있다고 믿어서 죄를 고백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취한 것이라고 한다. 심판은 여신 매트(Maat)의 깃털과 인간의 심장을 저울에 올려놓은 후 심장 쪽이 기울면 죄가 많다고 여겨 악어머리 괴물(Ammit)심장을 먹어버리고 죄가 적으면 사후세계에서 부활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이 내용은 제2전시실 입구에서 약1분짜리 애니메이션 영상으로 볼 수 있다.
2전시실에서는 부장품으로 쓰인 장식물, 항아리, 머리받침과 발 덮개 등을 소개하고 있으며 1전시실의 붕대와 파피루스에 이어 돌에 새겨진 장례, 봉헌에 관한 그림과 『사자의 서』를 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크기의 인물조각상, 관 덮개 등이 전시되어 있는데, 이러한 물품들은 좋은 재료일수록 상당한 재력이 있어야 했기에, 더 무른 돌이나 저렴한 재료를 사용한 전시품의 경우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지금까지 이집트관련 전시에서는 귀족이나 왕족의 문화를 중심으로 소개되었지만 이번 전시는 가난했어도 사후의 삶을 꿈꾸었을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아냈다.
전시의 말미에서는 다양한 동물의 미라를 볼 수 있다. 발굴된 것만 수천만구에 달한다고 하니, 정말 이집트인들이 동물을 귀하게 여겼음을 알 수 있다. 이집트만의 이 독특한 문화는 동물에게도 사후의 영원한 삶이 가능하며, 이 동물들이 신에게 간절한 마음을 대신 전해준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인데 앞서 호루스의 아들로 표현된 매, 개코원숭이를 포함해 고양이, 뱀, 따오기, 땃쥐 등 다양한 동물의 미라를 볼 수 있다. 몇몇 전시품들 사이에는 작은 태블릿에서 영상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미라를 X-선 촬영한 내용으로, 실제로 동물이 든 미라를 확인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황소, 숫양 등 미라는 아니지만 부장품이 되었던 동물의 형상도 함께 전시되어 있다.
고대 이집트에서 미라를 만들 때 장기 등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쓰인 단지의 명칭은 무엇일까요?
마감날짜 2017년 3월 15일 ┃ 발표날짜 2017년 3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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