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0호


여름방학은 학생들에게는 답답한 교실을 벗어나 자유롭게 새로운 체험을 해 볼 수 있는 절호의 시간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적은 비용으로 참여할 수 있는 박물관이나 미술관의 특화된 프로그램들은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해를 거듭할수록 높은 관심을 얻고 있다. 올해에도 국립중앙박물관은 방학프로그램에 대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여러 다양한 교육프로그램들을 마련하여 진행했는데 그중에서도 어린이박물관의 여름방학프로그램들은 접수를 시작하자마자 마감이 되어버릴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이번 호 웹진에서는 ‘선조들의 풍류 있는 여름나기’(일명 ‘선풍기’)로 명명되어진 어린이박물관에서 진행된 여러 프로그램들 중 <패턴! 세상의 규칙을 만들다>의 수업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본 프로그램은 전통문양의 종류와 쓰임새, 규칙, 조합 등에 대해 알아보고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어봄으로써 이를 통한 조형감각을 기르고 우리 문화재 속 전통문양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기획되었으며, 6세 이상의 어린이를 동반한 25가족의 참여 속에 진행되었다.
강사 선생님의 슬라이드 강의로 진행된 수업의 도입부에서는 문양의 정의, 우리 주변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문양 찾기 등 기본적인 문양에 대한 상식을 비롯하여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과 문화재 사진을 보며 다양한 전통문양들을 아이들과 함께 찾아보았다. 경복궁 내 천장 그림, 기와의 수막새, 소반 등에서 공통적으로 들어간 거북이 모양을 찾고 단청, 전돌 등에서 연꽃 모양을 찾아 각각 무엇을 상징하는 문양인지 다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다. 연꽃은 흙탕물에서 자라는 까닭에 순결, 강인함, 번성 등을 상징한다고 한다. 주변의 자연물에 적합한 의미를 부여하며 생명체로서 존중했던 선조들의 현명함과 통찰력을 엿볼 수 있는 내용이기도 하였다. .

동물, 자연, 식물, 기하 등 다양한 종류의 전통문양을 공부한 후에는 문양의 반복으로 만들어지는 패턴의 일반적인 요소와 규칙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은 주어진 활동지를 통해 패턴의 3가지 구성요소인 반복, 대칭, 회전을 직접 대고 그려도 보고 관찰을 통해 단청 그림 속에 반복된 도형을 찾아보기도 하며 익혀나갔다. 이는 수업의 마지막 부분에 자신만의 패턴을 만들기에 앞서 패턴이 이루어지기 위해 필요한 조형원리나 배열방법을 분석해보기 위함이다. 드디어 마지막으로 정해진 도안에 색을 칠하여 자신의 패턴을 설계해 컵받침을 만들어보는 실습을 했다. 똑같은 도안이지만 어떤 색을 쓰고 어떻게 배열하느냐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모양의 디자인이 되었다. 각자 자신의 도안을 보고 고사리 손을 움직여가며 열심히 따라서 컵받침을 제작하는 아이들의 눈빛이 사뭇 진지해 보였다.

끝으로 수업을 마치기에 앞서 강사선생님과 함께 잠시 전통문양에 대해 복습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나비, 모란, 포도 등 박물관 유물들에서 흔히 발견되어지는 문양들의 상징적인 의미도 되새겨 보고, 전통문양의 예시로 자주 등장하는 기와의 수막새, 암막새가 무엇인지도 설명을 들어보았다. 아이들은 이번 수업을 계기로 그동안 그냥 지나치기 쉬웠던, 우리 문화재에 새겨지거나 그려져 있는 전통문양 속 다양한 동식물들을 좀 더 세밀히 관찰하는 한층 발전된 전시품 감상법을 배우게 되지 않았을까 싶다.

국립중앙박물관 MUZINE 편집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