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60호


E-특별전에서는 과실문양이 사용된 유물을 살펴봤습니다. 우리나라 전통 문양은 그 종류와 수가 한정할 수 없을 만큼 많고 다양합니다. 문양은 미적 감각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점, 선, 색채를 요소로 이용해 도형처럼 형상화한 것으로서 형태, 용도, 소재, 의미하는 바에 따라 여러 가지로 분류됩니다. 과실문 외에도 동물문, 식물문, 자연문, 인공물문, 인물문, 자연산수문, 문자문, 기하문 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많은 문양은 어떻게 발생했을까요? 문양의 발생에는 몇 가지 학설이 있습니다. 첫째, ‘장식설’입니다. 인간은 꾸미고 싶어하는 욕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미적인 대상을 보며 장식의 충동을 느꼈고 이에 아름다움의 질서 의식을 부여했다는 것입니다. 둘째, ‘공간 공포설’입니다. 인간은 텅 비어 있는 공간에 대한 공포심이 있어 공간에 어떠한 형태로든 질서를 부여해 안정을 찾으려 했습니다. 이 공백을 채우기 위해 문양이나 그림을 그려 욕구를 충족했다는 것입니다. 셋째 ‘상징설’입니다. 주술적 혹은 종교적 의미를 부여해 인간의 장수와 행복을 기원하는 것에서부터 문양이 만들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외 문자 및 기호 발생설, 편물과 직물의 발명과 관련되었다는 등의 학설이 있습니다.

뮤진 확대경에서 살펴본 <화각함>에서 우리는 여러 가지 동물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화각 공예에 표현된 문양은 주로 일반 공예품에 쓰인 십장생 문양입니다. 그렇다면 십장생(十長生)은 무엇일까요? 예로부터 인간은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간 수명은 대부분 100년도 못 되는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인간보다 수명이 길다고 알려진 동식물을 영험하게 생각하는 민간의식이 생겼고 이러한 의식이 반영된 것이 ‘십장생’입니다. ‘십장생’은 자연에 산재해 있는 산, 물, 불로초, 해, 사슴, 구름, 학, 거북, 소나무, 돌 등 열 가지의 생물에 대나무, 복숭아가 추가되어 실제로는 12장생으로 부르기도 했습니다. 불로장생을 뜻하는 열 가지 생물의 의미를 살펴보면 덧붙여 십장생 문양은 ‘길상’이라는 뜻이 내포되어 있으며 ‘길상’의 상징적 의미는 장수, 몸과 마음의 안정, 가정의 화목, 다산의 의미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