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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을 읽다>는 박물관 내 여러 가지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박물관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주저 말고 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에 문의해보세요.
뮤진이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드립니다. -
이번호에서는 ‘박물관 보존과학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봅니다. 박물관에서 소장·전시하는 유물들은 오랜 세월을 견뎌온 만큼 외부의 환경자극에 예민하기 때문에 원형을 되살리고 이를 유지 시켜주는 복원 및 보존처리 작업이 반드시 따라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 주요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는 보존과학 전문가들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이번호에서 네이버에 운영 중인 박물관 블로그 댓글 중 y4545y4545, 원숭호랑, 빵실이 님의 질문을 바탕으로 박물관 보존과학실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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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과학이란 발굴된 유물이나 유구(문화재)의 보존과 복원을 위하여 과학지식과 기술을 응용하여 유물의 제작기술과 그 역사 등을 규명함으로써 그 원형을 보존함과 동시에 문화재의 보존을 위한 방법과 이론을 연구하는 분야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약 30만점이 수장고에 보관중인데 이 중 상당수가 전시와 연구를 위해서는 보존 및 복원처리 작업을 통해 손상을 복구시켜야 하고 상태 보존을 위해 적합한 환경제공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보존과학은 박물관의 필수과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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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에서는 1976년에 처음으로 과학적 보존처리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시 보존처리를 담당한 고 이상수, 이오희 두 사람은 각각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과학기술실과 일본 도쿄문화재연구소에서 문화재 보존처리 연수를 받은 전문 인력이었습니다. 1970년대 들어 집중적으로 진행된 주요 유적 발굴조사는 문화재 보존과학의 시급한 도입을 재촉했고, 향후 보존 전문가 양성의 필요성을 절감한 고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고 이상수와 이오희를 국외로 연수를 보내 기술을 습득토록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1976년 두 사람을 주축으로 박물관 내에 20평 정도의 보존기술실로 명명한 작업실을 마련하고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당시 국내에서 문화재 보존처리를 하는 곳은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기술실과 문화재관리국 산하 문화재연구소 그리고 계명대학교박물관 뿐으로 전문인력도 10여 명에 불과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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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물은 각각 놓여 있는 주변 환경과 오랜 세월 속에서 물리·화학·생물학적 피해나 환경적, 인위적 피해를 받게 마련입니다. 이렇듯 손상된 유물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객관적 데이터에 근거한 과학기술의 도입이 필수입니다. 과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제작된 기기와 장비들은 보존 및 복원 작업에 효율을 더해주며 작업의 질을 한층 끌어올리는 역할을 합니다. 때문에 관람한 전시가 과학전시를 방불케 하는 전시품들이 많을 수 밖에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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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발달은 문화재를 보존하고 연구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쳤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X선의 발견입니다. X선의 성질을 이용한 투과 사진 촬영법은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었습니다. X선 투과 사진 촬영법은 유물에 손상을 주지 않고도 내부 구조나 결손 부위, 조합 방법 등을 관찰할 수 있고 녹으로 뒤덮여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출토물의 원형과 열화 상태 등을 비파괴적으로 조사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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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는 X선 CT(컴퓨터 단층 촬영 computed tomography)가 문화재 조사에도 적용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존의 X선 투과 사진 촬영법에서는 앞뒤의 영상이 겹쳐서 찍히기 때문에 문화재의 앞뒷면에 문양이나 문자가 새겨져 있을 경우 정확한 판독이 어려웠으며, 문화재의 평면 상태만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훼손이 심한 문화재는 전체적인 형태나 내부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X선 CT의 도입으로 복합재질이거나 훼손이 심하여 종합적인 상태 판단이 어려운 문화재도 원하는 부위를 단층면 상태로 찍고 이를 조합하여 온전한 영상을 입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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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존처리의 방법과 범위를 정하기 위해서는 재질상태를 조사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현미경, 방사선, 적외선 등을 이용합니다. 육안으로 구별이 어려운 물질의 작은 조각이나 금속 세공표면을 관찰할 수 있는 현미경 중에는 10~50배율의 실체현미경이 있고, 목재, 금속, 토·자기의 미세조직을 관찰할 수 있는 투과광 또는 편광현미경, 주사전자현미경 등 여러 가지 종류의 광학기기들이 사용됩니다. 방사선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유물의 내부구조와 재질상태를 물체의 손상 없이 파악할 수 있게 합니다. 앞서 설명한 컴퓨터 단층 촬영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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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외선은 가시광선이나 자외선에 비해 강한 열작용을 가지고 있으며 특히 검정색은 적외선을 잘 흡수합니다. 이러한 광학적 특성을 이용해 적외선카메라와 필터, 적외선 조명을 적절히 조합하면 채색된 그림의 바탕 도안선이나 흐려진 먹 글씨를 보다 선명하게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서화, 벽화, 묵서목간의 조사에 이 방법을 많이 씁니다. 그 밖에 육안이나 현미경 조사로 알 수 없는 부분은 물리·화학적 분석을 이용하는데 이를 위한 시료 채취는 자칫 손상을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X선형광분석기, X선회절분석기 등이 이러한 분석에 사용되는 기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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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염물이나 이물질을 제거하는 세척은 감추어진 흔적을 드러낼 뿐 아니라 손상을 억제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동시에 세척은 유물에 남아 있는 중요한 증거를 없애버릴 수도 있어 도구와 약품을 선택하는데 신중한 판단과 숙련된 기술을 요합니다. 스팀세척기, 철제유물의 단단한 녹을 제거할 수 있는 정밀분사가공기, 미세한 오물을 제거하는 초음파세척기 등이 있습니다. 유물의 병충해와 곰팡이 방지를 위해서 훈증소독기를 사용하는데 훈증소독이란 밀폐된 공간에서 살충, 살균 가스를 주입, 유물에 손상 없이 곰팡이, 좀벌레의 생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소독하는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