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오빠 친구로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내던 사람이었어요. 내가 대학생이 되던 해부터 교제하게 되었는데, 남편은 그 때 육군 소위였죠. 제가 25세, 남편이 27세 되던 해에 우리는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신혼여행은 결혼 당일 시외버스를 타고 온양 온천으로 갔어요. 온양 온천이 신혼여행의 메카였었던 시대라 주말의 온양 온천은 신혼부부로 넘쳤죠”.

1971년 부부의 연을 맺은 김규년, 안우정 부부가 결혼식을 올릴 당시를 회고하며 들려준 이야기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이번 전시를 위해 1933년부터 2012년까지 결혼한 이들의 이야기를 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수집하여 결혼사진 등 수집된 자료들을 관람객이 직접 선택하고 볼 수 있는 미디어 콘텐츠로 만들어 공개하였다. 신랑과 신부의 연애 시절 이야기, 가족들만이 기억하는 결혼식 에피소드와 사진, 지금은 보기 힘든 결혼풍습 등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나의 빛바랜 결혼사진이 역사의 한장면으로 기록되는 순간을 관람객들과 함께 하며 감동을 배가시킨다. 특히 투명디스플레이와 매직글라스 등 첨단 장치들을 이용한 ‘미디어 전시 시스템’은 전시내용을 더욱 흥미롭게 전달해주어 관람객들의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