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44

배움
옛것과 어울림 01

역사적 시선으로 전통을 이야기하는 작가, 이세현

한국의 현실을 노래한 그림, 붉은 산수화

자연이 완벽하게 보존된 비무장지대(DMZ)의 풍경. 한국의 전통적인 회화처럼 평면적이고 비 원근법적인 나열과 중첩으로 이루어진 이 풍경화는 가까이서 보면 하나의 풍경이지만, 멀리서 보면 붉은 색과 흰색의 덩어리처럼 감지된다. 그러면서 붉은 색이 자아내는 슬픔과 기쁨, 아름다움과 추함, 무서움과 기쁨이 교차하는 묘한 감정의 시각적 체험을 느끼게 하는 그림인 붉은 산수화의 주인공, 이세현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실제 사진을 찍어 재조합해 아름다운 우리나라의 실경을 표현한 그림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건 그저 아름다운 산수화가 아니다. 분단 이후에 태어난 세대가 그려낸 한국사의 아픈 흔적이다.

강렬하면서 아름다운 붉은 산수 속에 사람이 부재한 판자집과 골목길은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한 것이고 DMZ 풍경과 해안선의 초소들, 군함들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한국의 현실을 표현한 것이다. 이세현 작가는 풍경화라는 장치를 빌어 사실은, 분단이라는 현실과 무분별한 개발의 논리로 파괴된 우리나라의 산하를 표현한 것이다. 그것도 강렬한 붉은 색으로 말이다.

비트윈 레드 107 이세현 | 비트윈 레드 107 | Between Red-107 | 2010 | 학고재갤러리 제공
비트윈 레드 155 이세현 | 비트윈 레드 155 | Between Red-155 | 2010 | 학고재갤러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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