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번 전시에는 또 하나 재미있는 볼거리가 출품되어 관람객의 눈길을 끄고 있다. 동지중해 지역에서 기원전 3세기에서 기원후 1세기 무렵에 제작된 ‘얼굴 장식 모자이크 구슬’들이다. 기원전 3세기 무렵부터 서아시아 지역에선 사람의 얼굴 표정을 넣은 작은 구슬들이 많이 제작되어 장신구로서 뿐만 아니라 부적으로 쓰이기도 했는데, 이 구슬들의 얼굴 표정은 붓으로 그린 것이 아니라 색색의 가는 유리 막대를 일일이 오려붙인 것들이다.

다시 말해, 막대에 바탕유리를 말아 구슬의 형태를 만든 뒤 얼굴 모양이나 체크무늬로 미리 만들어 둔 절편을 구슬 표면에 붙이고 열을 가해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모자이크 기법으로 제작한 것으로, 유리를 오래 다뤄 온 옛 장인의 정교하고 숙련된 솜씨가 그대로 전해지는 명품이라 하겠다. 고대 유리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그리스 등 지중해 연안과 서아시아 지역에서 출토된 고대의 다양한 유리 제품들도 함께 소개하고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유리 제품의 탄생과 확산의 과정을 재음미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