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visus)으로 맑고 투명하기 때문에 유리(virtum)라고 부르는 것이다. 다른 소재는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감춰져 있지만, 유리는 무엇이 들었는지 밖에 드러낸다.” 7세기, 스페인 세비야(Seville)의 대주교 이지도르(Isidor de Sevilla)가 자신의 저서 「어원록」에 기록한 유리에 관한 글귀다. 인간이 모래를 녹여 맑고 투명하게 만든 보석, 유리가 인간의 손에 의해 언제부터 제작되고 사용되었는지는 분명치 않다. 하지만 인류가 유리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000년 전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후, 기원전 1세기 경 뜨겁게 달구어진 소량의 유리를 용광로에서 꺼낸 후, 입으로 불어 대롱 끝에 유리를 부풀려 그릇을 만드는 세공 기술, ‘대롱불기 기법’이 팔레스타인 장인들에 의해 개발된다. 그리고 이 기법은 교역로를 타고 유럽으로 전파되어 대량생산의 길을 열게 되는데, 현재 개최되고 있는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전에서는 이러한 유리의 역사와 고대 유물들을 유리 제작에 사용된 여러 가지 기법을 중심으로 소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