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백제 무령왕릉의 진묘수나 서울시의 상징
동물인 해치에 날개가 달린 것도 역시 스키타이의
영향이 아닐까 하고 추측하고 있어, 동서 문화
교류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한 그들의 업적과
발자취가 우리 문화에 어떻게 반영 되어
있는지를 재확인 시켜주는 유물이 아닐 수
없었다.

스키타이문명의 고분문화와 황금 세공술 또한
우리나라의 문화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동물 문양과 수목신앙을 큰
특징으로 하고 있는 그들의 금속 유물들은 신라의
섬세하고 화려한 금관, 장신구들과 여러 면에서
너무나 흡사해, 학계 일부에서는 우리 문화의
원류로 지목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스키타이 황금문명>전은
우리의 문명과 세계의 문명이 고대 부터 연결되어
이어져 내려 왔음을 일깨워주는 전시였다고
하겠다. 그리고 또 그 동안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국내에서는 접하기 힘들었던 유라시아 문명,
특히 중앙아시아의 유목민 문화를 통해 한 지역의
문화가 전파되어 다른 문화에 영향을 주고, 새로운
문화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되돌아보게 함으로써,
서구문명과 역사에 익숙한 우리의 역사관과
세계관에 신선한 충격을 던져주었다. 뿐만 아니라
'문명과 문명 간의 충돌'이 문명의 소멸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의 창조와 탄생에 원동력을 제공하는
커다란 밑거름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시켜 준
전시였다고도 할 수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