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의해 그리스인,
페르시아인들과 맞서 싸우던 흑해연안의 야만민족
으로 기록되었고, 대포와 총이 발명되기 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발휘하던 민족,
스키타이. 이들은 기원전 8세기에서 7세기 사이
흑해 연안의 초원에 등장, 유라시아의 초원길을
따라 끊임없이 이동하며 중앙아시아, 알타이, 몽골,
그리고 한반도에 이르는 방대한 지역에 자신들의
황금문명을 전파한 인류 최초의 유목 민족이다.
그런 만큼 역사는 스키타이 민족을 '동서 문화
교류의 메신저'로 기억 하고 있다.

특히 그들의 뛰어난 금속 문화가 흑해 연안에서
중앙아시아를 넘어 한반도에까지 미친 영향은 말할
수 없을 만큼 지대했다고 하니, 찬란한 금속공예
5천년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우리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우크라이나의
국립중앙박물관과 역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관련 유물 260여 점을 통해 스키타이민족의 문명과
역사를 소개한 이번 전시는 그 어느 전시보다도
남다르고 뜻깊었다.

말과 '키비트카'라고 불리는 수레를 타고 천막에서
살며 이동 생활을 해 온 스키타이민족은 방목 생활과
군사 원정으로 역사를 만들어 온 유목민족이었던
만큼, 그들에게 무기와 마구는 절대 없어선 안 될
물건들이었다. 유목민족으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상징하는 마구와 말의 장신구들이 전시실 도입부를
채우고 있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 그리고 그들의
생활을 도와주던 가축들 또한 스키타이인들에겐
무기 만큼이나 소중한 존재들 이었다. 그래서 황금빛
광채를 뽐내는 그들의 무기와 장신구에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동물문양들이 가득 새겨져 있는 것이다.

특히 그들이 즐겨 사용했던 사자의 몸에 독수리
날개를 가진 '그리핀'이라는 상상 속의 동물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출토 유물에도 등장할 뿐만
아니라 페르시아와 중국의 여러시대 유물등에서도 그 흔적이 발견되는 문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