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와 광고사진을 찍던 이동춘 선생이 안동
종가마을과 인연을 맺게 된 것은 90년대 중반
무렵이었다. 그 인연은 그녀의 한옥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였다. 어린 적 살던 한옥에
대한 향수와 그때의 모습을 기억하고 싶어
한옥을 틈틈이 찍기 시작했는데, 사진을
찍다보니 잊고 있었던 우리의 전통문화와 그
속에 묻혀 사라져 가는 옛 흔적을 재발견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한옥을 사진으로 담아내는
작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되었단다.

그러다 서울에선 점점 찾아보기 힘든 한옥을
찾아 전국을 여기 저기 돌아다니게 되었고
그러던 중 한옥이 군집해 있는 안동
종가마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데, 그곳이
지금은 그 어느 곳에도 비할 수 없는 아주
귀한 보물섬으로 그녀의 맘속에 자리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안동에서의 사진작업이
생각처럼 수월하게 풀린 건 절대 아니었다고
한다. 안동에 매료되어 안동의 겉모습이
아니라 속살을 보고 싶어 스스로 제 발로
찾아 갔건만, 커다란 디지털카메라 가방을
메고 나타난 외지인에게 안동 종가마을은
쉽사리 마음을 열어주지 않을뿐더러 한옥의
문턱은 한없이 높고도 높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