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서민들은 어떤 식으로 음식을 보관하며
살았던 걸까? 얼음은 만져보지도 구경도 못한 채
한여름을 보내야만 했을까? 기록에 의하면
민가에서도 사설 얼음 창고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하는데, 민가에서는 주로 생선과 육류 같은
음식의 냉장 보관을 위해 얼음을 사용했다고
한다. 현재 경주의 반월성에 있는 석빙고도
실은 신라시대 때 축조된 게 아니라
조선시대 때 만들어진 얼음 창고이다. 경주
석빙고의 남쪽 이맛돌에 새겨진 기록에 따르면
영조 14년(1738)에 축조되었으나 3년 뒤 지금의
자리로 옮겨져 보존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부윤 조명겸이라는 사람이 해마다 얼음 창고를
지어 생활해야만 하는 백성들의 짐과 고충을
덜어주기 위해 축조한 얼음 창고였다고 하니
넉넉하지는 않았겠지만, 서민들도 얼음 구경은
조금씩 하고 살았던 모양이다.

한편 요즘도 시골에 가 보면 젓갈이나 김치 장독을
동굴에다 보관하기도 하고 문경의 김룡사나
강화도의 보문사 같은 사찰에는 장독대 곁에 아주
오래된 토굴이 있어 그 안에다 음식과 식재료들을
보관하며 생활하는 걸 봐선 옛 사람들도 동굴이나
토굴 같은 서늘한 곳에 음식을 저장하고 보관하며
살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