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목시계처럼 작게 만들어져 사람들이 몸에
지니고 다니기도 한 앙구일부는 해가
움직이면서 변하는 그림자의 위치를 보고
시간을 측정하는 시계이다. 뿐만 아니라
가마솥처럼 생긴 앙부일구는 현재 서울
광화문우체국 주변에 설치되어 모든
사람들에게 현재 시각을 알려주는
우리나라 최초의 공중시계이기도 했다.
앙부일구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숫자가
12간지의 한자로 표시되어 있는데,

조선시대에는 지금과 달리 12시간 주기로 하루가
돌아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글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시각 눈금
위에 12지신의 그림을 함께 그려 넣어 현재 시각을
가르쳐 주던 앙부일구도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앙구일부는 현재의 시계보다 30분이나 빠르게
움직인다. 조선시대의 사람들도 우리랑 똑같이
한반도에서 생활했지만, 지금의 우리하고는 전혀
다른 시간을 보내며 살았던 것이다.

그 이유는 영국의 그리니치천문대를 기준으로
만들어진 협정 세계시에 맞춰 동경 135˚를 표준시로
삼고 있는 지금과 달리, 조선시대에는 동경 127.5˚인
서울을 기준으로 생활했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의 옛
시계들이 얼마나 정확하고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는지를
새삼 실감하게 하는 증거가 아닐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