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로 놀이의 즐거움이 커진다
  • 박물관 오감체험

    언젠가부터 우리의 봄을 방해하는 불청객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다름 아닌 미세 먼지와 황사.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의 근심은 누구보다 더 크다. 미세 먼지와 황사를 피해 즐겁게 뛰어놀 수 있으면 좋으련만, 뿌옇게 뒤덮은 도심을 보면 집 밖은 위험하단 생각을 절로 하게 된다. 그렇다고 몇 날 며칠 집에만 있을 순 없는 노릇! 불청객을 피해 봄날을 즐길 방법, 바로 박물관이 있다.

  • 문화가 있는 날

    문화체육관광부는 누구나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매달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고궁, 영화, 공연 등의 관람료가 무료이거나 혹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많은 이들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유도한다. 국립중앙박물관도 ‘문화가 있는 날’은 더욱더 풍성한 행사를 마련해 많은 이들이 문화로 하나 될 수 있게 한다. 4월 박물관의 ‘문화가 있는 날’ 모습은 어땠을까? 사실 4월은 ‘문화가 있는 날’ 뿐만 아니라 매주 다양한 공연을 마련해 아이들이 봄날의 불청객에서부터 벗어날 수 있게 했다.

  • 마임이스트와 함께 한 수요일

    4월 11일 상설전시관 2층에 마련된 공간 ‘온(On)’ 앞, 부모의 손을 잡고 온 어린이들이 기대에 가득한 눈망울로 입장 준비를 했다. 이들이 기다리는 건 다름 아닌 어린이 참여 코믹 마술쇼 ‘클라운 쏭’의 공연이다. 공연이 시작되자 무대 앞쪽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은 말없이 표정으로만 연기하는 마임이스트의 얼굴과 몸짓에 집중했다. 마임이스트는 빨갛고 둥근 코, 검정 모자, 줄무늬 양말 그리고 무대 앞에 놓인 보물 상자 같은 가방과 상자로 아이들의 시선을 끌었다.

  • 아이들과 함께 꾸미는 공연

    '클라운 쏭' 공연은 마술과 마임이 결합한 코믹 쇼 형식이다. 마임이스트는 재미있고 신기한 레퍼토리를 끊임없이 구사하며 관람객들의 공연에 대한 집중도를 높여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넥타이, 풍선, 공 등의 다양한 도구 활용은 물론 아이들의 참여로 퍼포먼스는 완성되었다. 아이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서로 손을 번쩍 들며 공연에 참여하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마임이스트와 함께 꾸미는 무대에서는 웃음이 멈출 줄 몰랐다. 공연 중 무대에 올라 함께 극을 꾸민 친구들은 마치 임무를 완성한 만화 속 주인공처럼 뿌듯해하는 눈치이다.

  • 참여의 즐거움으로 완성되는 공연

    첫 번째로 참여해 마임이스트와 함께 무대를 꾸민 박경호(6세) 어린이는 얼굴에 미소가 가득했다. 성공적인 공연을 마친 후 보호자인 어머니 오지영 씨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가 이렇게 참여하면서 하는 놀이를 무척이나 좋아해요. 처음으로 나가서 참여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답니다. 박물관 홈페이지를 보던 중 우연히 공연을 신청했는데 이런 행운까지 따라 저도 아이도 즐겁게 시간을 보낸 것 같습니다.”라고 참여 소감을 밝혔다. 공연 후 아이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어주던 마임이스트 송정배 씨는 “박물관 내 집약된 공간에서 진행한 공연이라 좋았고, 집중력, 참여도도 높은 관객들이랑 함께 무대를 꾸밀 수 있어서 의미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 탐험가가 된 또 다른 수요일

    한편, 4월 18일에는 역시 공간 ‘온(On)’에서 어린이 참여극 ‘오즈를 찾아서’ 공연이 진행되었다. 어린이 참여 놀이극으로 아이들이 직접 무대에 나가서 배우와 함께 공연을 만들어 나가는 형태이다. 무대에 마련된 여러 가지 소품과 장치, 음악이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잘 알려진 ‘오즈의 마법사’를 모티브로 한 이 공연은 실제로 극단 배우가 초등학생 딸을 위해 준비한 참여 수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기획한 공연이다. 누구보다 아이들이 주인공이 되는 신나는 공연을 보고자 많은 이들이 찾았다.

  • 오즈의 탐험대원 되다

    겁쟁이 사자 ‘초초’, 모험심이 강한 ‘푸푸’와 함께 마법사가 주는 미션을 하나씩 해결하는 형식의 공연에 어린이는 물론 보호자도 함께 즐겼다. 지혜, 사랑, 용기, 우정을 모아 미션을 수행해야지만 오즈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는데, 앞에 나서서 주도적으로 미션에 참여하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객석에 앉은 관객도 오즈 탐험대원이 되었다. 모두 함께 바람, 물고기, 상어 등을 동작으로 표현하며 긴장된 분위기 속에 웃음 끊이지 않은 즐거운 공연이 진행되었다. 어린이들 못지않게 보호자의 참여도 적극적이었으며, 공연을 즐길 줄 아는 엄마 · 아빠의 모습에 아이들도 덩달아 즐거워했다.

  • 참여와 공감의 중요성

    형제와 함께 공연을 찾은 보호자 김현진 씨는 “참여도 높은 공연인 것 같아 아이들에게 좋을 듯싶어 신청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신청 계기를 밝혔다. ‘푸푸’ 역할을 맡은 배우 임해열 씨는 “아이가 먼저 움직일 수 있게 기다려 줄 수 있는 마음과 참여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라며 이 공연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공연에 참여하는 아이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함께 오는 보호자도 즐겁다면 공연을 보고 돌아간 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달라집니다.”하고 참여와 공감의 중요성에 대해 덧붙였다.

  • 일 년 내내 다양한 공연으로 '흥' 넘치는 박물관

    ‘문화가 있는 날’ 뿐만 아니라 매주 이렇게 공연을 선보인 이유가 궁금해 담당자와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이박물관을 찾는 관람객에게 행복 창출 및 다양한 문화에 대한 관심 증대를 위해 여러 가지 공연을 선보이게 되었습니다.”라고 답했다. 덧붙여 올 한해 선보일 공연에 대한 계획도 들었다. “봄-여름-가을-겨울-클로징 공연으로 구성되었으며, 12월 융·복합 전시 콘텐츠를 바탕으로 제작되는 공연은 지금까지 선보인 공연과 달리 색다른 장르로 꾸며질 예정이라 큰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박물관은 단순히 전시만 관람하는 것이 아닌 문화가 숨 쉬는 곳, 모두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올 한해 국립중앙박물관의 다양한 공연을 기대해보자. 공연 신청은 박물관 누리집을 통해 가능하다.

    원고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