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채로운 콘텐츠로 새단장한 서화관
  • 서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에 위치한 서화관이 12년 만에 새 모습 새 단장을 마쳤다. 2005년 용산 재개관 이후 처음으로 전면 개편된 국립중앙박물관 서화관은 지난 해 12월 8일 새롭게 문을 열고 시대의 트렌드에 맞는 전시 환경과 새로운 전시품으로 관람객을 맞이하였다. 뮤진과 함께 변화된 서화관을 관람해보자!

  • 서화란 무엇인가?

    상설전시관 2층 기증관 맞은편에는 서예실이 있었다. 이번 개편에서는 기존 서예실을 ‘서화입문실’로 확대 개편하여 젊은 세대에게 지식 전달 및 정보제공, 기성세대에게 향수를 만족할 수 있도록 꾸몄다. ‘서화(書畫)’가 무엇인지 잘 모르더라도 이곳에 발을 디딘다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서화 에 대해 정확하게 알 수 있도록 이해를 도울 수 있는 자료를 한데 모아 전시하고 있다. 서화는 인간과 사회, 자연에 대한 선조들의 생각과 마음을 획( 劃 ), 면, 색채, 문자 등으로 표현한 고도의 예술이다. 서화입문실에서는 여기 필요한 도구와 기법, 작품까지 한 곳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다.

  • 서화 입문하기

    학창시절 사용해봤을 법한 붓, 먹, 벼루 등이 서화에 첫발을 내딛는 관람객을 맞이해준다. 잘 정리된 유물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자세한 설명까지 놓치지 않고 정보제공을 한다. 재료 이해를 마쳤다면 다음은 어떻게 그리는 것인지 알아볼 차례이다. 준법, 기법, 서체를 비롯해 초상화 제작과정을 자세한 이미지와 함께 설명하고, 이렇게 완성된 작품을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장황( 粧 潢 )의 방법을 알려준다. 형태에 맞게 족자( 簇 子 ), 병풍( 屛 風 ), 첩( 帖 ), 횡권( 橫 卷 ) 등의 형태로 잘 보관된 작품이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 서화가를 만나다

    서화에 대한 기초적 이해를 마쳤다면, ‘서화가의 방’을 살펴보자. 이당 김은호의 유물을 중심으로 꾸민 서화가의 방은 오늘날로 말하면 작업실과도 같은 공간이다. 그 앞에 서서 서화가의 모습과 그들의 마음을 눈감고 헤아려 봐도 좋을법하다. 이와 함께 그림과 사진 속에 등장하는 서화가의 모습을 볼 수 있다. 강세황, 김은호, 변관식 등 다양한 서화가의 인물을 작품 속 모습이나 사진을 통해 만날 수 있다.

  • 어필 이 중요한 이유

    서화가를 만났다면 이번에는 왕을 만날 차례이다. 요즘은 포토샵 등을 사용해 그림이나 사진에서 어색한 부분은 쉽게 보정해 디지털 출력이 가능하지만 과거에 서예가나 화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비단이나 종이에 붓으로 온 마음과 정성을 집중해 한 획, 한 획을 조심스레 이어 작품을 완성했다. 왕도 예외는 아니다. 서화관에서는 왕의 글씨인 ‘어필( 御 筆 )’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시대 임금은 서예를 가까이하며 교양을 넓히고 덕성을 길렀는데 왕의 글씨가 중요한 것은 서예의 흐름 속에 중요한 역할을 할뿐더러 서예 문화를 풍요롭게 했기 때문이다.

  • 화제의 산수도, 최초로 나란히 전시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에 서화관을 개편하면서 3건의 알찬 전시를 기획해 선보였다. 먼저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다시 만난 조선 시대 산수도’ 두 점이다. 조선 시대 산수화는 선조들이 꿈꾸는 이상향이 아름답게 담겨있다. 전해지는 작품이 많이 없어 희소성 또한 높다. 최근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일본에서 산 한 점의 산수도는 기존에 소장하고 있던 산수도와 짝을 이루는 듯 비슷한 모습으로 보는 이를 놀라게 한다. 나란히 전시된 『학포 찬 산수』 라는 제목의 두 작품은 화풍과 바탕 종이, 시를 쓴 필치, 도장이 같아서 한 사람이 그렸을 것으로 추정한다. 작가 미상의 이 두 작품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는데 관람객의 발목을 붙잡는다. 또한, 2분가량의 영상 화면은 두 작품을 확대해서 보여준다. 사실적이고 세밀한 부분까지 편안한 환경에서 감상할 수 있다.

  • 그림 속의 개와 조선이 사랑한 선비 소식

    무술년( 戊 戌 年 )을 맞이해 개를 그린 동물화 전시도 기획했다. 예로부터 개는 사람과 가장 가까운 동물이자 집과 재물을 지켜주던 지킴이였다. 풍속화에 등장하는 개를 한 자리에 모았는데 16점의 작품을 통해 열한 번째( 十 二 支 ) 동물인 어진 동물 ‘개’를 만날 수 있다. 개성 넘치는 화가들의 개의 표현은 물론 작품을 통해 검둥개, 삽살개, 누렁이 등 다양한 종의 개를 비교해서 볼 수도 있다. 소동파(蘇東坡)로 알려진 북송 소식(蘇軾)의 삶과 예술관을 볼 수 있는 기획전도 진행된다. 소식은 여러 번 유배 속에서도 아름다운 시문학과 호연지기를 드러내는 많은 일화를 남겼다. 조선 시대 소식의 삶과 문예를 주제로 많은 서화가 제작되었다. 김홍도의 대표작 『서원아집도』 를 비롯해 평양 출신 화가 이팔룡이 그린 『서원아집도』 12폭의 작품을 최초 공개한다. 소동파에서 비롯되어 조선에서 활짝 핀 묵향 짙은 선비정신도 만나 보자.

  • 시대 흐름에 맞춘 환경 구축으로 전 세대 관심 주목

    전시된 유물 이외에도 서화관 개편에서 눈에 띄는 것은 고해상의 디지털 영상이다. 다채로운 콘텐츠와 고해상도의 디지털 영상 등의 보조물로 직관적 체험은 물론 몰입감을 증가시킬 수 있게 했다. 대부분 영상물이 2~4분 분량이라 누구든지 집중해서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영상물 덕에 전시된 유물의 이해도도 높일 수 있다. LED 조명과 현대적 디자인의 서화 감상 전용 진열장도 제작했으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의 기능 역시 극대화하였다. 구성과 내용은 물론 최신 설비와 현대적 디자인으로 관람환경을 쾌적하게 한 서화관 관람에 나서 보자.

    원고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