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루클린 박물관 한국실
  • 이미지 배경

    2016년 겨울, 호화로운 이집트 보물들이 한국 나들이에 나선 적이 있다. 당시 사람과 동물 미라, 관, 조각품, 장신구 등 200여 점이 <이집트 보물전>을 통해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었다.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있는 이 박물관의 가장 야심차고 거대한 컬렉션이 이집트 문명이다. 브루클린박물관은 이집트를 비롯해 아프리카, 아시아, 미국 등 할 것 없이 다양한 국가의 유물을 소장·전시하고 있어 전 세계의 문화를 어우르는 곳이라고 불린다. 뉴욕의 대표 관광명소로 손꼽히는 브루클린박물관에 한국실이 수년에 걸친 공사 끝에 지난 해 가을 재개관하였다.

  • 국립중앙박물관과 우호관계인 브루클린박물관

    <이집트 보물전>은 당시 국립중앙박물관과 브루클린박물관이 2년여 협의를 거쳐 성사시킨 전시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외국박물관 한국실 지원 사업을 통해 브루클린박물관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실 지원 사업은 국립중앙박물관이 2007년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기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를 소개하거나 보존 관리하는 데 필요한 전시실 환경 개선, 특별전시, 학술 자문, 출판, 보존 처리 등을 지원하고 현지에서 한국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브루클린박물관도 그중 한 곳이다.

  • 미국 내 주요 박물관 중 최초 한국실 설치

    1897년 설립된 브루클린박물관은 뉴욕에서 두 번째로 큰 박물관으로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이나 뉴욕현대미술관(MOMA) 등에 비교해 뒤처지지 않은 상당한 양의 소장품을 자랑한다. 또한, 1974년 미국 내 주요 박물관 중 뉴욕 일대에서 최초로 한국실을 설치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최초’에 그 의미가 있다. 한국실 설치는 기증 때문에 가능했다. 민족학자이자 초대 큐레이터였던 스튜어트 컬린(Stewart Culin, 1858-1929)이 1913년 한국을 방문, 미술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이 유물을 바탕으로 1916년부터 한국 유물을 전시했고, 수집한 유물이 늘어나자 박물관에 기증·한국실을 갖추게 되었다.

  • 한술적 가치가 큰 한국 유물 다양

    브루클린박물관이 소장한 아시아 및 중동 미술품은 2만여 점에 이른다. 이 중 한국 미술품은 12세기 청자연꽃모양주전자, 14세기 아미타삼존도, 장승업의 ‘거위와 갈대’등 도자, 회화, 금속공예 등 약 700점을 소장 중이다. 특히, 임금이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용봉문두정투구와 갑옷’이 눈길을 끈다. 한국에서 사라진 조선 시대 투구가 세상에 처음 공개되었을 때 언론의 주목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당시 브루클린박물관 수장고에서 투구와 갑옷이 함께 처음으로 공개되었고, 제왕의 상징과 문양, 장식이 완벽하게 갖추어져 있어 이는 현존하는 투구와 갑옷 중 유일하다는 평가도 받았다. 이밖에도 몇 차례 걸친 국립문화재연구소의 국외소재 문화재조사 사업을 통해 브루클린박물관 내 소장품 중 학술적 가치가 큰 한국 유물이 많다는 점도 확인했다.

  • 보수 공사 끝 5년 만에 재개관

    일본실과 나란히 있었던 브루클린박물관 한국실이 2017년 9월, 5년간의 보수 공사 끝에 재개관을 했다. 새로 단장한 한국실은 박물관 내에서 접근성이 개선되었고, 기존 공간보다 3배가량 확장되었다. 한국실은 박물관 2층에 있다. 대개 한국실은 지정학적, 미술사적인 관계를 고려해 중국과 일본 사이에 있기 마련인데 브루클린박물관은 한국실을 독립된 전시실로 확연히 구분되어 보일 수 있게 구성했으며, 새로이 개관할 인도와 히말라야 전시실과도 나란히 배치하였다. 또한, 심플하게 공간 연출이 가능하도록 해 쾌적한 분위기에서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다.

  • 다양한 한국 전시 기획 기대해

    큐레이터의 기증으로 시작된 브루클린박물관 한국실의 대규모 전시는 1987년 <조용한 아침의 나라 : 한국의 미술(From the land of the Morning Calm : Korean art)>였다. 이후 2006년 <브루클린박물관 소장 한국문화재> 도록을 발간했으며, 이번에 재개관을 하면서 <Arts of Korea>전을 열고 고대부터 현대까지에 이르는 문화재 80여 점을 전시했다. 전시에는 3세기 말 모양 청동 벨트후크와 6세기 금귀고리를 비롯해 토기, 청자, 백자, 영의정 한익모 초상화, 조선 시대 신부예복 ‘활옷’ 등의 의상과 이우환, 박서보 등의 단색화, 백남준의 『미스터 김』 등의 유물 및 작품이 소개되었다. 재개관을 통해 앞으로도 아름다운 한국 문화와 한국 작가의 작품이 다양한 기획전으로 브루클린박물관 한국실을 밝힐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