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틀랜드 박물관의 한국실
  • 지난달 미국 포틀랜드 박물관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50여 년 전 도난 되었던 송광사의 <오불도(五佛圖)>가 다시 본래 자리를 찾게 되었다는 것이다. 조선 후기 탱화 중 걸작으로 손꼽히는 송광사 오불도는 7폭짜리 오십삼불도 중 하나이다. 1970년 초 도난당한 것을 당시 서울에 거주 중인 미국인 부부가 도난품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인사동에서 구입을 했고, 이들 부부가 미국으로 돌아간 후 2014년 포틀랜드 박물관에 기탁한 것이다. 성보 반환의 좋은 예를 보여준 이번 기회로 오불도가 소장되어 있던 포틀랜드 박물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이번호 뮤진에서는 미국 포틀랜드 박물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 미 북서부 가장 오래된 박물관

    오리건 주에 위치한 포틀랜드는 미국 북서부 연안과 내륙 수운을 연결하는 요지로 19세기 중반부터 항만도시로 성장했다. 1892년에 설립된 포틀랜드 박물관은 미국에서 일곱 번째로 오래된 박물관으로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한다. 포틀랜드 박물관은 1932년 현재 위치에 자리 잡았으며 이후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는 다양한 소장품으로 현지 시민들의 문화 장소로 각광받으며, 포틀랜드의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 아시아 미술에 눈을 뜨다

    포틀랜드 박물관은 아시아 미술에 대한 관심이 남다른 곳이기도 하다. 박물관의 아시아 미술 소장품 역사를 살펴보면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 메리 앤디류스 라드(Mary Andrews Ladd) 부인의 일본 판화 기증이 박물관의 첫 아시아 소장품이 되었다. 이후 점점 그 수를 늘려갔고 꾸준하게 소장품 유물 지역을 확대한 결과 터키·시리아 등 서아시아와 한국·중국·일본 등 동아시아를 아우르며 5,700여 점을 소장하게 되었다.

  • 한국실 개관

    포틀랜드 박물관은 1975년 처음으로 한국 문화재 <청화백자>를 구입했다. 1975년은 박물관에 아시아미술원이 설립된 시기로 그 의의가 남다르다. 이후에도 한국 도자기를 구입하는 등 자체적으로도 한국 유물을 소장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현지 한국 문화재 애호가들의 기증은 박물관에 한국실을 개관하는 발판이 되었다.

  • 박물관은 1997년 한국실을 개관하고 28평 규모의 공간에 문자도 병풍, 5~6세기 신라와 가야 시대 도자기, 조선 시대 청화백자 등 70여 점의 유물을 진열하였다. 박물관에 따르면 한국실 개관에 맞춰 미국 각 지역에 거주하는 교포들의 초상화, 산수화 등 희귀한 개인 소장품 기증과 대여 문의가 끊이지 않았다고 한다.

  • 127점의 한국 문화재, 다양하게 소장

    포틀랜드 박물관에 소장된 한국 문화재는 모두 127점이다. 고고 · 도자 · 금속공예 · 목칠공예 · 서화 · 조각 등 그 분류도 다양하다. 시대별 · 유형별 분류를 살펴보면 시기적으로는 조선 시대에서부터 근현대까지의 문화재가 77%로 가장 많으며 고려 시대 이전 문화재는 적은 편이다.

  • 유물의 유형은 토기 및 도자기가 32%를 차지하나 전반적으로 특정 유형에 치중된 편이 아니라 다양한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으로 손꼽힌다. 또한, 유물 중 <자수화조도>, <자수백수백복자도>는 왕실 유물에 가까운 높은 수준을 보 여준다. 편중되지 않는 유물 구성은 관람객에게 한국 문화를 종합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장점이 된다.

  • 국립중앙박물관과 보존 처리 협약

    작은 항구도시 포틀랜드에 있는 이 박물관을 찾는 사람들은 연간 300,000여 명 내외. 이들에게 정교한 예술미를 바탕으로 한 다양한 분류의 한국 미술과 문화를 알리는 데는 아시아미술부 큐레이터였던 매리베스 그레이빌(Maribeth Graybill)의 공로가 컸다. 그는 2007년 부임 후 소장품 확대는 물론 한국 미술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획 및 전시로 많은 이들에게 한국 문화에 대한 거리감을 좁혀 왔으며, 박물관의 한국 문화재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 뜨거운 열정은 양국 간 협력에도 발전을 가져왔다.

  • 국내 국립문화재연구소, 한국국제교류재단 등과의 교류를 통해 한국 문화재 도록 및 보고서 발간, 보존 처리 등을 진행하였으며, 지난해 국립중앙박물관과 한국문화재 소장품 7점에 대한 보존 처리 협약을 맺기도 했다. 앞으로도 양국 간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소장 문화재에 대한 연구는 물론 이러한 연구 개발이 한국 문화를 알리고, 한국 미술을 공부하는 많은 이들에게 귀중한 자료가 되길 기대해 본다.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

  • 이미지 배경

    미국 북서부에 자리한 ○○○○ 박물관은 1932년 아시아 미술에 눈을 뜨기 시작해

    현재까지 127점의 다양한 한국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다.

    마감날짜 2017년 9월 14일 ┃ 발표날짜 2017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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