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2017년 5월 30일부터 8월 15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 국립중앙박물관은 프랑스 장식예술박물관과 함께 특별전 <프랑스 근현대 복식, 단추로 풀다> 전을 개최 중이다. 지난 5월 30일부터 오는 8월 15일까지 상설전시관 1층에 마련된 특별전시실에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18세기에서 20세기까지 ‘단추’를 중심으로 의복, 회화, 판화, 서적, 사진, 공예 등 1,800여 건의 전시품이 소개된다. 이번 전시는 단추라는 작고 평범한 물건 속에 응축되어 있는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복식 관련 전시와는 차별화 된다. ‘단추’라는 소재가 어떻게 프랑스의 역사와 문화를 반영하게 되었는지, 다양한 소재와 기법만큼 그 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그 궁금증을 풀기 위해 단추 하나하나를 꿰어보자.

  • 단추, 새로운 세상이 열리다

    전시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포함하여 총 5부로 구성된다. 프롤로그 <이미지로 본 프랑스 근현대 복식>에서는 관람객에게 살며시 복식에 대한 이야기를 건넨다. 17세기 말부터 1950년대까지 프랑스 사회를 표현한 유화·판화·포스터·사진으로 당시 시대적 분위기와 복식의 흐름을 잘 보여준다. 특히 회화 작품은 서양의 복식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관객을 위해 특별히 구성한 것이다. 이미지 아래로 시대 흐름을 읽을 수 있도록 연대표도 연출해 관람객의 이해를 돕는다. 또한 <소재와 기법>을 별도로 제시해 단추 세계에 대한 서막을 연다. 플라스틱, 가죽, 카메오(cameo)부터 빠삐에 마쉐(papier mache) 등 단추의 다양한 소재와 기법에 대해 하나하나 자세히 설명한다. 관람객을 배려해 작은 단추 안에 그려진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도록 돋보기를 설치해두었다.

  • 황금기를 맞이한 18세기 단추

    1부 <18세기 : 단추의 황금기>에서는 프랑스 혁명에 이르는 18세기 프랑스 역사와 문화를 살필 수 있다. 절대 왕정에서 시민혁명으로 이어지는 격변에 시대 가운데 단추는 황금기를 맞이한다. 이 시기의 변화는 복식에서 두드러지는데 복식 문화의 중심에 ‘단추’가 등장한다는 것이 흥미롭다. ‘단추의 황금기’라 할 만큼 각양각색의 단추가 만들어지던 시기에 단추는 또 하나의 작은 캔버스가 되었다. 초상화, 장르화, 풍자화 등의 세밀화는 물론 광물, 식물, 곤충 등을 담은 뷔퐁(Buffon) 단추, 프랑스 혁명이나 노예 해방 등 신념과 시대상을 반영한 단추 등 그 기법과 기술, 소재, 문양, 형태 등 하나하나 보고 있노라면 감탄사를 멈출 수 없다. 18세기 프랑스식 의복인 ‘아비 아 라 프랑세즈(Habit a la française)’와 패션 판화집, 단추 도판 등도 눈길을 끈다.

  • 사회의 창이 되는 19세기 단추

    2부 <19세기 : 시대의 규범이 된 단추>에서는 대격변의 시기를 맞이한 프랑스를 단추와 복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 제국주의 각축이라는 격변의 시대에 단추는 당시 프랑스 사회를 세심하게 보여주는 창이 된다. 나폴레옹 제정 시기의 단추는 집단 정체성을 나타내는 역할로서 부르주아 사회 계급 정체성과 규범을 보여주는 상징이 되기도 했다. 2부에는 좀 더 다양한 복식 자료가 함께 전시되어 있어 의복의 흐름을 이해하며 관람하기 좋다. 신발, 장갑에 사용된 단추를 비롯해 특허 단추, 유약 단추, 금속 압인 단추 등 좀 더 다양한 단추와 채색 벽지, 단추 견본판, 단추 함도 감상할 수 있다. 댄디즘(dandyism)이나 아르누보(Art Nouveau)와 같은 새로운 문화 양상을 보여주는 오브제(objet)도 전시된다.

  • 예술이 되는 20세기 단추

    3부 <20세기 : 예술과 단추>에서는 20세기 전반까지 프랑스 복식 흐름을 시기별로 살펴볼 수 있다. 이 시기는 단추가 의상디자인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면서 디자이너, 예술가들의 내면을 반영한 중요한 표현 매체가 되었다. 여성을 코르셋에서 해방시킨 최초의 디자이너 폴 푸아레(Paul Poiret), 코코 샤넬(Coco Chanel)이 유일하게 경쟁자로 생각했던 전설적인 디자이너 엘자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등 주요 디자이너와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화가 소니아 들로네(Sonia Delauney) 등 당대 예술가들의 의상, 작품 단추를 만날 수 있다. 이들의 단추는 개인의 자유와 창의성이라는 현대적 가치를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20세기 예술가들이 부각 시킨 단추의 역할이 점점 확대된 것을 알 수 있다.

  • 단추 수집가 루익 알리오 인생

    에필로그 <인생의 단추>에서는 단추 수집가이자 이번 전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인 루익 알리오의 이야기를 공유한다. 이번 전시에 소개된 단추는 모두 루익 알리오의 수집품이다. 그의 단추 컬렉션은 프랑스 국립문화재심의위원회에 의해 프랑스의 중요문화자산으로 지정될 만큼 가치를 인정받았다. 에필로그에서는 그의 단추 이야기를 A에서 Z까지 문답형식으로 정리해 관람객들은 철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다. 전시에서는 특히, 작은 단추를 더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도록 한 돋보기와 터치스크린, 18~19세기 패션 판화집의 전자책 영상 등도 함께 마련되어 있어 전시에 대한 흥미를 돋아준다. 또한, 복식을 입체적으로 감상하기에 좋은 진열장들의 배치와 이를 돋보이게 하는 효과적인 조명은 마치 파리 시내의 쇼윈도를 구경하 듯 편안한 관람을 유도한다.

  • 단추, 그 의미를 다시 생각하다

    지름 몇 mm에 불과한 작은 단추에 담긴 세상은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단추의 발전 과정과 변천사는 단순히 ‘단추’ 하나에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작은 단추 안에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쉽게 지나칠 수 있던 단추는 전시를 통해 절대 지나쳐버릴 수 없는 오브제가 되어 그 의미를 깊게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전시 중 ‘큐레이터와의 대화’는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7시 30분까지 진행되고, 평일 세 차례 전시 해설이 있으니 시간을 맞춰 간다면 전문적인 설명을 들으며 관람할 수 있다. 본 전시는 국립대구박물관에서도 9월 9일~12월 3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원고작성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