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부 '상감, 그 창조적인 세계'는 고려만의 공예미를 활짝 꽃 피운 '상감象嵌'에 대한 이야기다.
상감은 철분이 2% 미만 포함된 태토胎土를 바탕으로 삼아 문양을 구성하는 백토白土와 자토紫土가 흑백대비를 이루어 화려한 장식효과를 극대화 한 고려만의 독특한 도자 장식 기법이다. 이러한 장식 기법은 10세기 초기 청자제작 단계에서 작은 파편으로만 확인되다가 12세기 중반부터 고려시대 사람들의 서정적인 감성을 담은 아름다운 문양들로 더 잘 알려지게 되었다. 상감이라는 독창적인 기술은 고려인의 미감이 어울려 기술과 예술의 조화가 돋보이는 공예장식이라고 할 수 있다.

청자 포도 동자 무늬 조롱박 모양 주전자와 받침ㅣ고려 12세기ㅣ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마지막으로 4부 '천하제일을 말하다'는 고려청자 가운데 걸작들을 소개하는 자리로, 궁극적인 청자의 공예미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사물의 모양을 본 따 만든 상형청자와 상감청자의 세련된 감각은 관람객들의 눈을 한층 더 즐겁게 한다. 앙증맞은 토끼가 감상의 백미로 손꼽히는 국보 95호 '청자 투각 칠보무늬 향로'를 비롯하여 국내에 처음 전시되는 일본 야마토문화관 소장 '청자 구룡형 정병',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의 '청자 동자형 연적', 간송미술관 소장 국보 68호 '청자 구름 학 무늬 매병' 등 이번 전시가 아니면 보기 드문 유물들이 등장해 이번 전시의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해줄 것이다.

청자 용머리 장식 붓꽂이ㅣ고려 12~13세기ㅣ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우리에게 기술을 전파해준 당시 중국 사람들도 "천하제일"로 칭송했을 만큼 조형과 색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고려청자는 한국이 자랑하고 또 자랑해도 아깝지 않을 만큼 뛰어난 아름다움을 지닌 우리 문화유산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다양한 고려청자에는 옛 고려인들의 삶이 묻어있고 작품을 어루만지던 이름 모를 장인들의 땀과 혼이 배어있다. 특히 고려인의 창조적 에너지가 응집되어 십분 발휘된 상감기법은 기술과 예술이 조합된 결과물이 전해주는 감동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된다. 이것이 바로 고려청자가 지닌 매력이며 오늘날의 우리가 고려청자를 주목해야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