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청자, 고려를 보는 窓'에서는 청자의 발생 배경에서부터 도자기 제작의 시작과 발전, 절정과 확산, 쇠퇴기의 고려청자까지 고루 다루며, 관람객이 청자의 시기별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소개한다. 1부 전시 중 초기의 벽돌 가마에서 생산된 올리브그린색의 청자완(차 마시는 그릇)이 진흙 가마 생산 단계에서는 은은한 비취색의 비색청자로 완성되며 중국의 도자제작 기술이 온전히 고려의 것으로 재탄생되는 모습은 우리 것에 대한 자긍심마저 느끼게 할 것이다. 또한 제 모습을 갖춘 완성품과 가마터에 폐기물로 버려진 청자 파편들이 500년 역사를 지닌 고려청자의 장대한 흐름을 말해준다.

청자의 공예적인 성격을 부각하기 위한 2부 전시 '일상과 고려청자'에서는 고려시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하고 당시 사람들이 가졌던 청자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특히 전남 강진과 전북 부안에서 만들어진 고급 청자는 왕실과 중앙 귀족이 주로 사용한 것으로 당시 상류층 사람들의 일상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화장과 관련된 청자 유병과 합, 화장용 상자 등은 귀족 여성들의 호사스러운 꾸밈을 상상할 수 있고, 청자투각의자, 여러 가지 형태의 연적과 벼루, 그리고 술에 관한 시가 쓰여 있는 주자나 잔은 술과 차를 곁들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기는 고려시대 사람들의 여유로운 풍경을 떠올리게 할 것이다.

청자 거북등 무늬 화장 모자합ㅣ고려 12세기ㅣ국립중앙박물관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