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L.A. 카운티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10
폭짜리 자수 병풍, '백동자도'도 역시 반가운 손님이
아닐 수 없다. '백동자도'는 화려한 건물과 자연
풍경을 배경으로 백 명의 아이들이 연날리기,
썰매놀이, 목마타기, 팽이 돌리기, 씨름, 물놀이,
그네타기 같은 놀이를 하고 있는 모습들을 화려한
색색의 실들로 생생하게 수놓아 만든 병풍이다.
예나 지금이나 이 땅에 태어나 신명나게 놀던
아이들의 모습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음을 증명하는
미술품이라 흥미롭다.

더욱이 이 병풍은 100여 년도 훨씬 전에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비단 천과 색실이
하나도 발하지 않고 원래의 빛깔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만든다.
마치 오래전 미국 땅으로 이민 간 손주가 어릴 적
해맑은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고국 땅으로
되돌아 온 느낌이라 하겠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미술품들이 미국 땅으로 다시
되돌아가야만 한다는 점에선 정말 아쉽고
섭섭하다. 그러면서도 귀중한 우리 미술품과
문화재를 그동안 소중하게 보관해준 미국의
미술관과 박물관에 감사하며 고국 품에 영원히
안길 그 날까지 앞으로도 부디 귀하고 소중하게
지켜 주었으면 하는 우리의 바람도 함께 기억해
주길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