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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박사 : 철화백자가 그 자리를 대신해 제작되었습니다. 철회백자는 우리 나라에서만 제작되던 도자기인데요, 백토로 그릇을 만들어 초벌구이를 한 뒤, 그릇 표면에 산화철 안료로 무늬를 그리고 그 위에 유약을 입혀 다시 불에 구운 것으로 백자에 다갈색, 흑갈색 계통의 무늬가 들어간 도자기들을 말합니다. 이렇게 철분안료가 들어간 철화백자들을 ‘석간주’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조선시대 전기까지는 주로 묘지 등에 사용하고 있었는데, 청화백자의 제조가 힘들 때에는 철회백자가 그 수요를 대신했던 거죠. 한 예로, 17세기에 철화백자가 많이 제작 되었는데, 그건 1592년에 발발한 임진왜란으로 국가재정이 어려워져 코발트 안료 수입이 힘들어지자 그 자리를 철화백자가 대신해 대량 생산되었던 거죠.
- 그러나 18세기 들어 국가가 안정을 되찾으면서 청화백자가 다시 대량 으로 생산되자 철화백자의 제작은 또 다시 점점 줄어들게 되었던 건데요, 현대적인 무늬가 그려진 것들도 아주 많습니다. 저기 보이는 ‘백자 끈 무늬 병’을 한 번 보세요. 잘록한 목에 한 가닥 줄을 휘감아 밑으로 둥글게 말려 내려가고 있는 모습이 꼭 현대 회화 작품을 보는 것 같지 않나요?
- 백자 끈 무늬 병 | 조선 16세기 | 보물 10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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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박사 : 청화백자의 그림들은 아무나 그려 넣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조선시대의 직업 화가를 일컫는 화원이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청화백자는 조선시대의 관요에서 제작되어 사용되던 도자기입니다. 관요가 뭔지는 아시죠? 관요는 국가에서 관장하던 도자기 제작소를 말하는데, 그게 경기도 광주에 있었거든요. 국가의 관리가 광주에 가서 그릇 제조를 감독했었는데, 그 때마다 국가에 소속된 전문적인 직업 화가들인 화원(畵員)을 인솔하여 데리고 내려가 그릇 표면에다 그림을 그리는 일까지도 모두 관장해 제작했던 것입니다. 그러다가 조선후기에 들어 점점 청화백자 사용이 보다 대중화되면서 민화를 그리던 화가들도 그림을 그려 넣기 시작하여 호랑이와 까치가 함께 등장하는 그림들이 그려지기도 하고 십장생 무늬가 들어가기도 한 거죠. 그러면서 민화 풍의 그림과 무늬가 들어 간 청화백자들도 많이 제작되어 널리 사용되었던 거죠.
- 백자 장생 무늬 항아리 | 조선 19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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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물박사 : 18세기 전후해서 청화백자의 대중적인 사용은 절정에 달하게 되었습 니다. 그러면서 자기의 형태는 새로운 면각을 이루는 항아리, 병들이 등장하고 청화백자의 무늬들도 우리나라 특유의 식물무늬 등이 그려지기 시작한 거죠. 특히 이러한 현상은 18세기에 들어와 여백을 살리면서 세필로 간결하게 그린 매, 난, 국, 죽 같은 식물무늬가 들어간 도자기들에서 뚜렷하게 살펴 볼 수 있습니다. 도자기 표면에 무늬나 그림을 빽빽하게 그려 넣은 중국이나 일본의 청화백자들과는 달리 여덟 면을 모깎기 한 날씬한 몸매의 병위에 들국화 한 가지를 조촐하고도 가늘게 그려 넣거나, 한 줄의 횡선으로 지면을 긋고 그 위에 식물무늬를 그려 넣기도 한 청화백자가 많이 제작되었던 건데, 이렇게 제작된 조선시대 청화백자들은 여백의 미를 최대한 살려 제작된 아주 한국적인 도자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 그 동안 몇 차례에 걸쳐 우리나라 도자기의 역사를 천천히 살펴보았는데요, 어떠셨어요? 정말 대단하죠! 계속 봐도 새롭지 않나요. 그게 바로 우리 문화재의 매력이란 걸 잊지 마세요.
- 백자 난초 무늬 각병 | 조선 18세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