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 역시 수묵에서 출발했지만, 우리나라의 진채를 접하게 되면서 한국화가 갖고 있는 무궁무진한 매력과 깊이를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발자국 더 나아가 그녀가 최종적으로 택한 우리 그림이 민화적 색채와 아이콘이었고 그 힘을 빌려 우리 그림의 깊이와 매력을 이 시대에 맞게 팝아트적인 터치로 그리게 된 거라며 자신의 그림을 우리시대의 한국화로 많은 사람들이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이유를 똑 부러지게 털어놓았다.

ⓒ 곽수연

그 옛날 조선의 풍경을 수묵으로 담아낸 겸재는 물론이거니와 무명씨 민화작가 모두가 조선의 화가였고 자신이 살고 있던 시대의 눈으로 한국화를 재창조해 이 땅의 풍경과 흔적을 담아내려고 노력했던 작가들로 기억되듯이, 그녀 또한 한 시대를 살아가며 우리 그림을 새롭게 재창조해 가며 지키기 위해 애썼던 한 사람의 작가로 먼 훗날 사람들한테 기억되고 싶단다. 그러면서도 한국화가 처해 있는 현실을 되돌아보면 그저 안타까울 따름이며 그런 마음에서라도 앞으로 한국화를 그리는 작가들이 많이 나와 주었으면 하는 바람도 잊지 않고 이야기해 주었다. 그녀의 이런 이야기 한 마디 한 마디에서 그녀가 왜 한국 현대미술을 이끌어가는 차세대 작가로, 신세대 한국화가로 주목받고 있는지를 짐작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