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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그럼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탑은 어디에 있죠? 혹시 북한에 있나요?
왜냐면요, 불교하고 탑하곤 관련이 많잖아요.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불교가
전래된 나라가 고구려니까, 고구려에서 가장 먼저 탑을 만들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아닌가요? -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탑 중 가장 오래된 탑은 전북 익산의 미륵사
절터에 있는 미륵사지 석탑입니다. 국보 제11호로 지정되어 있는 이 탑은 높이가
무려 14.24m나 됩니다. 일제강점기 때 붕괴가 우려된다고 콘크리트를 발라놓아
아쉽게도 반쪽 탑으로 남았는데, 현재모습은 6층이나, 정확한 층수는 알 수
없다고 합니다. 이 탑이 언제 세워졌는지에 대해선 삼국유사에 잘 기록되어
전해지고 있죠. <서동요와 설화 공주> 이야기의 주인공으로 잘 알려져 있는 백제
무왕 때인 7세기에 만들어졌다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아쉽게도 답은 고구려가
아닌 백제였네요. 하지만 실물이 전해지고 있지 않아서 그렇지,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서 탑을 처음으로 만든 나라는 사실 고구려가 아니었을까 하고
추측하고 있답니다. - 익산 미륵사지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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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그럼 고구려에 있던 탑은 왜 없어진 건가요? 돌로 만들었으면 미륵사지
석탑처럼 반만이라도, 아니면 기단 부분만이라도 남아 있었을 텐데 말이에요.
거 참 이상하네요. 흔적이 남아 있지 않는 데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
정말 아쉽게도 고구려 시대에 만들어진 탑들은 하나도 전해지는 것들이
없답니다. 우리나라에 불교가 처음으로 전래된 게 고구려 소수림왕 2년 때이고,
소수림왕 5년 때 초문사랑 이불란사라는 사찰이 지워지면서 탑도 같이 세워졌을
것으로 보는데, 절터의 흔적을 찾을 수가 없어 그냥 추측만 하고 있는
상태입니다. 다행히도 광개토왕 때 세워진 탑 이야기가 삼국유사에 전해지고
있는데요. 고구려에서는 목탑, 그러니까 나무로 탑을 세웠다고 하네요. 그리고
고구려시대의 절터 발굴조사를 통해서도 당시 탑에 대한 정보가 전해지고
있는데, 나무로 된 탑들이라 불에 타 소실되지 않았을까 추측됩니다. 그래서 지금
남아 있지 않는 거죠. 그렇다고 고구려엔 목탑만 있고 석탑은 하나도 없었던 건
아닙니다. <삼국유사>에 평양 대보산 영탑사에 팔각칠층석탑이 있었다는 기록이
전해지고 있거든요. 그걸로 보아 고구려에도 석탑이 분명 있었을 겁니다.
- 고구려시대 절터 목탑 복원도(평양 청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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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탑을 나무로 만들었다니 신기하네요. 돌로만 탑을 만든 게 아니네요.
그럼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돌로 탑을 만들기 시작한 건가요? -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돌 말고도 나무로도 탑을 많이 제작했습니다.
역시 지금은 남아 있지 않지만, 신라에도 황룡사 9층 목탑이라는 아주 큰 탑이
있었습니다. 선덕여왕 때 만들어졌는데, 고려시대 몽골 침입 때 불에 타
소실되었습니다. 그리고 미륵사지 절터에서도 목탑의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미륵사지 석탑이 우리나라에서 현존하는 석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아,
아마도 백제 사람들이 목탑을 석탑으로 바꿔 세우기 시작한 것 아닌가 하고
추측됩니다. 불에 타기 쉬운 목탑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돌을 사용하기 시작한
거죠. 그리고 덧붙여 하나 더 알려드리자면, 안동 법흥동 고성 이씨 종가집 앞에
아주 오래된 칠층 전탑이 있는데요, 이 탑은 흙으로 만든 벽돌을 쌓아 만든 탑들
중에 가장 오래된 탑입니다. 8세기에 만들어진 이 탑은 맨 위 지붕에 기와를
얹었던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목탑을 본 따 만든 것으로 추측됩니다. 아무튼
우리나라에는 탑들이 워낙 많다 보니 한 번에 설명하기가 벅차네요.
다음 호에도 탑에 대해서 더 알려드리겠습니다. -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