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100여 년 전, 지금의 김연아, 박태환, 손연재, 박지성 선수 못지않은 정도로 국민 스타 대접을 받던 운동선수가 우리나라에도 있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일제강점기 때 자전거 선수로 활약했던 엄복동 선수이다.

하늘엔 안창남, 땅에는 엄복동’이란 말이 아이들 사이에서도 유행어로 나돌 만큼 큰 인기를 누리던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 스타, 엄복동 선수가 당시 <전조선자전차경기대회>에서 타고 달리던 자전거가 얼마 전 근대 문화재로 등록되어 관리를 받고 있다. 근대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는 일명 ‘엄복동 자전거’는 우리나라에서 만든 자전거가 아니라 1910~1914년에 영국 러지(Rudge-Whitworth)사에서 제작한 경주용 자전거 이면서도 현재 남아있는 자전거들 중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기도 하다. 바퀴틀이 나무로 되어 있고 전면 상표에는 7자리 숫자‘1065274’가 표기되어 있는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든 아주 희귀한 자전거라고 한다. 엄복동 선수가 이 자전거를 타고 조선 땅에서 열리는 자전거대회에 참가, 일본선수들을 따돌리고 연전연승하며 민족의 울분을 털어내 주기도 하고 민족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도 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언제부터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걸까? 정확하게 알려진 바는 없지만, 아마도 대한 제국 시기에 서양의 선교사들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가지고 들어왔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의 의사이자 선교사로 한국에 와 고종 황제의 시의로 활약했던 호레이스 N.알렌이 기록한 <조선견문기>에 자전거에 대한 기록이 남겨져 있고 알렌의 뒤를 이어 고종 황제의 시의로 활약했던 올리버 R.에비슨이 자전거를 타고 궁에 입궐해 고종 황제 앞에서 자전거 시범을 보였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는 정도.

그리고 1896년 서재필 박사가 독립문 신축현장을 왔다 갔다 할 때 자전거를 타고 다녔다는 일화도 전해지고 윤치호 선생이 우리나라에 최초로 자전거를 소개하고 처음으로 타고 다녔다고도 하는데, 모두 정확하지는 않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분분하게 전해지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