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속 K-뮤지엄 메트로폴리탄박물관 특별전 금강산, 한국미술 속 기행과 향수
  • 세계 속 K-뮤지엄

    뉴욕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지난 2월 평창 동계올림픽에 맞추어 평창과 이웃한 금강산을 주제로 하는 한국미술특별전을 개최하였다. 이번 전시는 한국실 개관 20주년 기념전을 겸하여 선보이는 전시로 2월 7일 ~ 5월 20일까지 열린다.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은 미국 내 도시 중에서도 미술의 메카로 불리는 뉴욕 내 박물관 중 유일하게 한국전시실을 운영하는 박물관이다. 이곳을 장식한 특별전 <금강산: 한국미술 속 기행과 향수>을 뮤진과 함께 살펴보자.

  • 한국인에게 특별한 의미의 '금강산'

    중국의 시인 소식蘇軾(1036∼1101, 호는 東坡·동파)은 “고려에 태어나서 금강산을 한번 보기가 소원이다(願生高麗國一見金剛山)”고 했다 전해진다. 그만큼 금강산은 한국의 상징적인 명산이자 자랑거리인 동시에 남북 분단의 현실을 드러내는 안타까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금강산은 이번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강원도 평창군의 주경기장에서 차로 불과 몇 시간거리에 있지만, 금강산 관광이 금지된 2008년 이후 다시 가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 이 때문에 금강산은 한국인의 상상 속 신기루와 같은 장소이자 희망적인 미래의 상징이기도 하다.

  • 진경산수화 뉴욕에 펼쳐지다

    이번 전시에는 겸재 정선이 금강산을 다녀와 1711년에 그린 보물 1875호이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인 「정선필 풍악도첩」 등 미국과 한국 내 여러 박물관에서 대여한 금강산의 풍경을 담은 회화 27점이 소개되었다. 이 전시가 더 큰 의미를 지니는 까닭은 진경산수에 초점을 맞춰 열리는 한국 회화의 첫 번째 특별전이라는 점이다. 또한, 최근 메트로폴리탄박물관이 구매한 도암 신학권의 ‘금강내산총도’도 처음으로 공개된 자리였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이소영 큐레이터는 ‘기행’ 또는 ‘노스탤지어’라는 주제로서 금강산을 이해하는 경험을 만들고 싶었다고 이야기했다.

  • 작품 속 금강산의 변화를 보다

    금강산은 조선 시대 문인과 화가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자 이상향의 공간이었다. 쉽게 말하자면, 금강산은 작가들 작품의 단골 소재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정선 이후 19~20세기 초 작가들에 의해 금강산의 묘사가 반복되고 변주되는 과정도 전시에서 살펴볼 수 있다. 특히, 정선의 화풍을 따라 한 신학권의 작품은 정선의 작품과 반대편 설치되어 비교 감상할 수 있도록 연출되었다. 전시작 중 2006년 독일 성오틸리엔 왜관수도원에 소장되었다가 반환받은 ‘금강산내전도’는 미국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으로서 주목할 만하다.

  • 금강산의 의미를 짚어 보다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해 전시장에는 금강산의 위치를 표시한 한반도 지도도 설치되었다. 이는 금강산이 남북분단을 거치며 잃어버린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상징이 되어있는 오늘날의 상황까지 알려준다. 현지 반응도 심상치 않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한 것부터 시작해 금강산이 지닌 상징적 의미 등에 관심을 보이며 전시에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배기동 국립중앙박물관장은 개막식에서 “다이아몬드 마운틴(금강산)이라는 이름처럼 세계인의 가슴 속에 다이아몬드처럼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한국 미술의 매력을 느끼다

    전시에 소개된 작품은 단 한 번도 미국 내에서 소개된 적 없는 금강산을 주제로 한 작품이다. 과거부터 현대까지 시대를 걸치면서 다양한 작가의 시선으로 그려졌지만, 그 매력은 숨길 수 없다. 금강산의 사계와 그림 속 담긴 구석구석 다양한 모습을 통해 많은 관람객이 금강산이 지닌 아름다움에 빠지고, 그 의미에 공감하며 한국 미술이 가진 매력과 우수성을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래본다.

    원고 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