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물을 위한 전시실 환경이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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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물관을 읽다>는 박물관 내 여러 가지 궁금증에 대해 알아보는 코너입니다. 박물관에 궁금한 점이 있다면 주저 말고 국립중앙박물관 블로그에 문의해보세요. 뮤진이 그 궁금증을 시원하게 해결해드립니다.

    이번호에서는 ‘유물을 위한 전시실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해봅니다. 박물관의 수많은 유물은 각기 다른 재료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각 재료가 가진 특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이에 맞게 관리하는 법 또한 천차만별인데요. 그렇다면 박물관 전시실에 전시되는 우리 유물은 어떤 환경에서 관리되고 있을까요? 이번호에서 네이버에 운영 중인 박물관 블로그 댓글 중 na86630, hjsh1190, 볶은콩 님의 질문을 바탕으로 박물관 전시품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봅니다.

  • 유물들에게 유해한 전시실 내 환경적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요??

    유물은 오랜 세월을 견뎌온 만큼 여러 가지 요인들에 의해 손상될 수 있는 예민한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모와 풍화 등의 물리적 요인은 물론, 녹슬거나 하는 재료의 산화나 유기질 재료의 분해와 같은 화학적 요인, 곤충과 곰팡이 등에 의한 미생물학적 요인 등이 대표적인 손상원인입니다.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처럼 공기 중에 떠다니는 오염물질이나 내장용 건축재 등에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성분 역시 작품을 손상시킬 수 있습니다.

  • 전시실의 적절한 온도와 습도는 어떻게 유지하나요?

    전시품의 손상을 막기 위한 환경적 조건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이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전시실에 자동온도조절기나 습도조절기가 작동되고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다 그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특히 유물의 경우 박물관에 들어오기 전 이미 자연적으로 손상이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인데다 수장고에서 전시실로 옮겨졌을 때 온도차가 크면 적응을 못해 표면에 결로가 생기기도 합니다. 장마철 같은 때에는 금속재질과 같이 습도가 취약한 전시품들을 위해서 진열장 내부에 제습제를 추가하기도 하고 일정한 습도를 유지하기 위한 조습제들을 투입합니다. 전시실 진열장 한 구석을 유심히 보면 사각모양의 조습제들이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전시품의 재질이 금속과 목재 혹은 금속과 직물 등과 같이 복합적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는 중간 습도를 유지하거나 특별히 손상된 재질에 적정 습도를 맞추기도 합니다.

  • 1.유해가스 측정은 어떤 것을 주로 측정하는지 궁금해요. 2.환경을 측정하는 장비도 다양할 것 같아요, 대표적인 장비는 어떤 것이 있나요? - 유해가스 측정 장치와 환경측정 분석 이미지

    국립중앙박물관의 경우 유해가스를 최소화 하기 위해 외부공기가 특수 필터를 거쳐 내부로 유입되게 하고 있으며, 연 4회 이상 공기 질을 주기적으로 측정하여 손상을 예방하고 있습니다. 이산화황,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이산화탄소, 오존, 포름알데히드 등 유물 재질을 약화시키거나 산화시킬 수 있는 유해가스 종류들을 측정합니다. 특히 황사 등 대기오염이 점점 심각해지고 있어 특별히 주의해야 하는 작업이기도 합니다. 전시공간의 적정 밝기를 측정하는 조도계, 항온항습을 위한 온습도 측정기, 해충안전진단을 위한 곤충 모니터링 트랩, 유해가스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기계 등이 있습니다.

  • 오래된 것들이고 천연재질이기때문에 해충이나 곰팡이 피해도 있을 것 같은데, 어떻게 방지 하나요? - 유물 훈증소독 작업 이미지

    우선 외부에서 박물관으로 들어오는 유물에 대한 소독을 통해 새로운 해충이 유입되는 것을 방지하고 온도와 습도 관리로 곰팡이나 곤충의 번식을 방지합니다. 정기적인 해충 안전 진단(IPM : Intergrated Pest Management)을 통해 보관 공간에서의 곤충 유무를 확인하며 에틸렌옥사이드 같은 약제를 사용한 훈증 소독을 하여 생물피해를 막습니다. 최근에는 냉동보관이나 질소, 이산화탄소 등을 이용한 소독 등 친환경적인 방법이 연구되고 있습니다. 해충 안전 진단은 곤충 모니터링 트랩을 사용하여 해충 종류와 개체 수, 유입 경로를 확인하는 것으로 곤충이 빈번한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보통 연 2~4회 정도 진행합니다.

  • 전시실에 사용되는 자재들에 대한 안전 판단도 환경에 포함되나요?

    나무나 합판, 접착제, 페인트, 천 등과 같은 전시실 진열장 내외부에 사용되는 재료들은 전시품의 손상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전시 및 수장 공간에 사용되는 자재들의 안전성을 점검하는 테스트 방법이 ‘오디테스트’입니다. 이 테스트는 전시진열장의 자재에 의해 유물에 부식이 발생한 것에서 착안된 실험방법입니다. 전시에 사용되는 재료와 증류수를 유리용기에 넣은 후 금속시편(은, 구리, 철, 납)을 유리용기 중간에 매달아 전시 재료의 영향에 의한 부식 정도를 측정합니다. 테스트 전후의 변색과 부식 발생 정도, 무게 변화 정도에 따라 진열장 내부에 사용하기 적합한 재료와 부적합한 재료 그리고 일시적으로 한정된 기간 동안만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구분합니다. 변색이나 무게 변화가 거의 없을 경우 적합으로 판정하고, 두 종류 이상의 금속시편에서 부식이 발생했을 경우 부적합으로 판정합니다.

  • 전시실마다 조명의 조도가 다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전시실 조명은 시각적인 감상을 원활하게 함과 동시에 전시품의 변·퇴색을 막는 등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기능을 기준으로 선택합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퇴색방지 형광등과 발광다이오드 등을 사용하여 조명기구에서 나오는 자외선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합니다. 또한 손상을 최소화하기 위한 적정 조도로 인하여 대부분의 전시실이 어두울 수밖에 없습니다.

  • 특별선 <고대불교조각대전(2016)>전시 모습 이미지

    게다가 전시품의 재료가 무엇이냐에 따라 권장되는 조도가 차이가 있어 박물관 전시실의 조명밝기가 각각 다릅니다. 예를 들어 금속이나 자기는 권장 조도가 450룩스(lux)인데 반해 지류나 섬유류는 빛에 많이 민감한 재료이므로 권장 조도가 80룩스(lux)로 낮습니다. 또한 전시품이 전시기간 동안 받는 빛의 누적 양을 고려하여 전시기간을 설정하는데 서화나 직물은 권장치인 80룩스(lux)로 계산했을 때 약 3~4개월 정도 전시가 가능합니다.

    원고작성 및 편집 |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