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UZINE

59호


유물박사 교실

뮤진 유물박사 교실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곳은 뮤진 사이버 박물관에서 만나보았던 <E-특별전>과 <뮤진 확대경>을 또 다른 시각으로 만나보는 공간입니다. 우리 문화가 지닌 다채로운 매력 속으로 지금 들어가 볼까요?

먼저 < 감로도>는 불교에서 죽은 조상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영가천도(靈駕遷度)’ 의식 때 쓰이는 그림입니다. 감로(甘露)는 ‘달콤한 이슬’을 뜻합니다. 불교에서 음식적인 의미로 ‘달콤한 이슬을 맛보다’라고 해석하는데 이것을 먹으면 고통과 괴로움에 힘들어하는 중생이 그 고통에서 벗어나 극락세계로 갈 수 있다고 합니다.

< 감로도>는 불교 교리 중 효도에 관해 설명한 ≪우란분경(盂蘭盆經)≫ 중의 일부를 담고 있습니다. 부처의 제자 중 신통력이 제일 뛰어난 목련존자는 여섯 가지 능력을 얻은 후 부모에게 은혜를 갚기 위해 천상세계로 갑니다. 아버지는 예상대로 온갖 복을 받고 있었지만, 어머니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목련존자가 출가 전 아버지의 유언처럼 매일 500명의 스님을 모셔 공양 올릴 것을 어머니에게 부탁했으나 어머니는 그 돈으로 매일 술과 고기만 먹었고 그 대가로 지옥으로 떨어져 아귀도에 빠졌습니다. 어머니는 음식을 먹지 못해 앙상하게 마른 모습이었고, 목련존자는 이 모습을 보고 슬피 우며 밥을 담아 어머니에게 주었으나 밥이 불덩이로 변해 먹지 못했습니다. 절망에 빠진 목련존자는 부처님에게 어머니를 아귀도에서 구해 낼 방법을 듣습니다. 아귀도에 빠져 굶주림의 고통에 시달리는 어머니의 모습에 힘들어하는 목련존자에게 그의 어머니가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방법을 알려주는 부처의 설법 이야기를 담은 < 감로도>는 불교에서 효도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그림입니다.

‘E-특별전’에서는 부채 위에 그려진 그림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주로 더위를 피하는 도구로 사용되는 부채에 우리 조상들은 언제부터 그림을 그렸을까요? 먼저 부채의 종류는 판판하고 둥글게 생긴 것과 휴대하기 간편하게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것 두 가지로 나뉩니다. 둥근 부채는 왕이나 귀족 행차 시 사용되었던 것으로 흔히 단선(團扇)이라 하고, 접었다 폈다 하는 부채는 접선(摺扇)이라 합니다. 부채에 그림을 그렸다는 기록 중 가장 오래된 것은 중국 진나라 역사서 「진서(晉書)」에 나오는데 명필 왕희지가 “거리에서 부채를 파는 노파의 부채에 글씨를 써 주어 높은 가격으로 팔았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고려 시대 역사서인 「고려사(高麗史)」에 의하면 고종 19년 4월에 “상장군 조숙창 등을 원나라 사신으로 보낼 때 화입선(畵入扇)을 보냈다.”라는 기록이 있습니다. 이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에 이미 부채에 글씨나 그림을 장식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후 조선 시대 임진왜란을 전후하여 단선이 접선으로 대체되기 시작하였으며 15세기경 사대부 간에 부채를 선물로 주고받는 풍습이 유행했고 부채 면에 서화를 그리는 것이 크게 성행하면서 조선 시대 회화의 한 영역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