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소아메리카 문화권 내에서 가장 복잡하고 정교한 문자체계로 평가받는 마야문자가 해독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0여 년밖에 되지 않는다. 고대 마야인은 비록 통일국가를 이루진 못했지만, 뜻을 나타내는 기호와 소리를 나타내는 기호를 결합시킨 독특한 문자와 숫자체계를 교역과 무역에 사용하며 거대한 도시국가를 건설할 수 있었고 그들만의 독특하면서도 기념비적인 문화를 번창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역과 교역 같은 상업적 활동이 도시국가 간에 활발하게 벌어지고 사회적 활동의 중심에 자리하면서 천문학과 수학, 문자체계도 더욱 발전해 가고 예술 또한 사실적인 묘사에서 추상적이면서도 상징적인 묘사와 표현으로 변모해 나가게 된다. 두 번째 주제인 ‘마야 인 과테말라 MAYA IN GUATEMALA’에서는 마야가 교역과 무역을 통해 농경마을에서 도시국가로 성장해가며 꽃피운 문화와 예술의 발전과정이 과테말라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소개되고 있다. 그 중 자개로 만든 ‘죽음의 신’은 마야인의 뛰어난 세공기술과 함께 당시 활발했던 자개, 옥 등의 교역도 유추해 볼 수 있는 과테말라 지역의 대표유물 중 하나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옛 마야의 예술작품들 속에는 마야문명의 우주 창조 이야기, 종교적 믿음, 그리고 사후 세계에 대한 관념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단일한 국가와 정치체제를 이루지 못한 채 크고 작은 도시국가로 나뉘어져 각각의 삶과 세계를 구축해야만 했지만, 마야 유물들은 그들이 정신적으로 공유했던 세계관을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급작스레 사라졌던 마야문명을 오늘날까지도 인류에게 전해주고 있다. 고대 마야인의 흔적과 발자취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옛 유물들이 두 개의 큰 주제로 나눠져 국내의 관람객들에게 커다란 감동과 흥미를 선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고대 마야의 정확한 천문학적인 사실과 숙명적인 믿음에 기초해 예언했던 세계종말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까지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이번 전시를 통해 누려볼 수 있는 또 다른 재밋거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