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도 달랐고 숭배하는 신도 달랐던 만큼
아프리카 부족들의 탈들은 무척 다채롭고
다양했다. 하지만 전시실에 소개되고 있는
탈들을 찬찬히 살펴보고 있다 보면, 그
다양한 탈들 속에서 몇 가지 공통점을 찾아
낼 수 있다. 특히 찢어진 눈에다 입술들을
작게 오므리고 앞으로 쭉 내밀고 있는 입
모양을 하고선 머리와 턱에 영양의 뿔과
수염들을 달고 있는 길쭉한 얼굴 모양의
탈들을 자주 보게 된다. 이런 모습들을 하고
있는 탈들은 주로 제례의식이나 조상과
접신할 때 자주 사용되던 가면들이다.

제례, 장례식, 추수를 축하하는 가면무도회 등
아프리카 부족들이 탈들을 쓰고 행했던 의식
들과 부족마다 다 달랐다. 하지만 그들은 모두
탈들은 죽은 조상들의 영혼이라는 생각
들을 갖고 의식과 행사를 준비했다.
그리고 그들은 사람이 죽더라도 영혼은
죽지 않고 조상의 세계로 긴 여행을 떠난
다고 믿었다. 그들 모두에게는 일종의 공통
감각적인 사후사상이 있었다. 비슷비슷한 형상
과 이미지가 아프리카 여러 부족들의 탈 속에서
자주 발견되는 건 바로 이런 연유에서이다.
한반도에 살던 옛 사람들에게서도 발견되는
사후사상이 아프리카 땅 여기저기에 흩어져
살던 그들에게도 있었던 것이다.